[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김성진 기자]
"나도 줘요. 나는 뭐 없어요?"
23일 오후 12시10분쯤 서울역 광장. 대학생 진서연씨(19)와 박윤희씨(44) 모녀 주위로 노숙인 네명이 모여들었다. 모녀는 이날 노숙인들에게 나눠주려고 집에 남는 담요와 손난로를 5개쯤 가져왔다.
한 노숙인은 다리에 신문지를 덮고 서울역 광장 계단에 앉아 있다가 담요를 받아갔다. 박씨는 "올 여름 서울역 근처에 전시를 보러 왔다가 노숙인들이 많이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 이렇게 찾게 됐다"고 했다.
22일 낮 12시 10분쯤 서울역 광장에서 진서연, 박윤희 모녀가 한 노숙인에게 담요와 핫팩을 줬다./사진=유예림 기자 |
"나도 줘요. 나는 뭐 없어요?"
23일 오후 12시10분쯤 서울역 광장. 대학생 진서연씨(19)와 박윤희씨(44) 모녀 주위로 노숙인 네명이 모여들었다. 모녀는 이날 노숙인들에게 나눠주려고 집에 남는 담요와 손난로를 5개쯤 가져왔다.
한 노숙인은 다리에 신문지를 덮고 서울역 광장 계단에 앉아 있다가 담요를 받아갔다. 박씨는 "올 여름 서울역 근처에 전시를 보러 왔다가 노숙인들이 많이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 이렇게 찾게 됐다"고 했다.
10초도 안돼서 다른 노숙인 4명이 모여 모녀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핫팩을 달라' '뭐라도 달라'고 했다. 노숙인들은 하나같이 검은 잠바를 입고 지퍼를 목 아래까지 올렸다.
하지만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숙한 지 2년 정도 된 김덕규씨는 "올해 핫팩 온기를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날 서울 낮 기온은 영하 9도였고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23일 서울역 일대 설치된 노숙인들 텐트 네동. 바닥에 이불을 깔고 벽에 비닐을 댔지만 바깥과 온도 차이는 2도였다./사진=유예림 기자 |
노숙인 지원 시설 다시서기종합센터(다시서기센터)는 노숙인들이 몸을 녹일 '쉼터'를 운영한다. 쉼터는 원칙적으로 '등록'된 노숙인이 쓸 수 있다. 지원 물품 중복 수령 방지, 정부 복지지원 유도 등을 위한 방침이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을 받아서 노숙인 등록을 하지 못했다. 그는 "수급을 받지만 가족과 인연이 끊겨 마땅히 지낼 곳이 없다"고 했다.
서울역 일대에서 7년째 노숙하는 이장춘씨(63)는 상자가 집이다. 상자는 겨울 바람을 막아주지 못한다. 낮에는 쉼터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하지만 쉼터에서 잠을 잘 수는 없어 밤에는 다시 거리로 나와야 한다. 요 며칠 사이 이씨는 상자를 구하지 못해 길 위에 누워 잔다고 한다.
노숙인들 사이 '반장'이라 불리는 이모씨(50)는 1년 반 째 노숙 중이다. 넉살 좋고 나이가 젊은 편이라 반장이 됐다. 반장 역할이 많지는 않다. 근처 노숙인 쉼터 직원이 나오면 아픈 노숙인 등 특이사항이 없는지 알려준다. 이씨는 금융업을 하다 실패해 노숙인이 됐다고 했다. 그는 "오늘 유난히 추운데 적응해야죠"라 했다.
23일 오후 1시16분 노숙인 김모씨가 지내는 텐트 안의 온도는 영하 4도를 기록했다./사진=유예림 기자 |
광장 왼편에는 노숙인들이 지내는 텐트 4개가 있다. 한 텐트 바닥에는 회색 이불이 깔리고 벽에는 추위를 막는 흰 비닐이 덧대어져 있었다. 노숙인 김씨는 바람을 막으려 텐트 지붕에 갈색 비닐을 고정하고 있었다.
이런 노력에도 추위를 완전히 막는 건 불가능했다. 이날 오후 1시14분 해당 텐트 안 온도는 영하 4.3도였다. 바깥 기온보다 2도 따뜻한 수준이다.
인근 파출소는 겨울을 맞아 서울역 일대 순찰을 늘렸다. 경찰 관계자는 "노숙인이 아프거나 동사 위험이 생길 수 있으니 많이 살펴본다"고 했다. 다시서기센터도 센터에 들어오길 꺼리는 노숙인들에게 침낭과 옷을 제공하고 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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