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사상 최대로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내년 말 부실위험 최대 39조원 [금융안정보고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금리인상에도 대출증가 지속

표면적으로는 부실위험 낮지만

정책지원 사라지면 취약차주 부실위험 19.1% ↑

헤럴드경제

연일 물가가 치솟은 데다 금리까지 폭등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박해묵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회복이 더딘 데다 금리인상 속도마저 빨라진 때문이다.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마저 종료되면 부실위험은 최대 40조원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1000조원 돌파한 자영업자 대출, 코로나기간 48% 급증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2022년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12월)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올 3분기 말 기준 1014조2000억원으로, 통계 편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14.3%나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가파르게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4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84조9000억원으로, 최근 3년간 48%나 급증했다.

특히 취약차주, 비은행금융기관 위주로 빠르게 늘었다. 3분기 대출증가율을 놓고 봤을 때 취약계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8.7%로, 비취약계층 증가율 13.8%를 앞질렀다. 비은행업권 대출증가율도 28.7%로, 같은 기간 은행 대출증가률 6.5%를 네 배 이상 웃돌았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부진·금리상승·금융지원 종료 시 자영업 대출 부실위험 39조

문제는 앞으로다. 한은이 자영업자의 부실위험 규모를 추정한 결과, 내년 말 경기부진과 금리인상, 금융 지원이 한꺼번에 종료될 경우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위험 잔액이 최대 39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영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은 “자영업자 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대로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내년 취약차주의 대출 잔액은 102조원, 비취약차주의 대출잔액은 1028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중 금리상승과 경기부진 시 비취약차주의 부실위험 대출 규모가 19조7000억원, 취약차주의 부실위험 대출 규모가 17조1000억원으로 시산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여기에 정책금융 지원 종료가 더해지면 취약차주 부실위험 대출 규모가 19조5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총 부실위험 대출 규모는 39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위험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가 경기침체 경계선”이라고 말해, 경기부진 전망을 시사했다. 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들어 금리인하시점 논의는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당분간 긴축 기조의 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임을 밝힌 것이다.

헤럴드경제

자영업자 지원 후속 대책 나와야…금융기관 건전성 확보도 필요자영업자의 부실위험률 잠재도가 큰 것을 고려할 때 정부 또한 이들의 채무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등 후속 대책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만기 일시상환대출의 경우 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분할상환 대출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대출 부실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영업구조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폐업 지원 및 사업 전환 프로그램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영업자 대출은 가파른 증가율에도 부실위험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기준으로 3분기 자영업자 연체율은 0.19%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위험을 광범위하게 포착하기 위한 자영업자 부실위험률을 산출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경기위축에도 부실위험률이 상승하지 않고 오히려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런 현상은 취약차주·비은행금융기관·대면업종에서 뚜렷하게 관찰됐는데 코로나19 위기 시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조치가 적극 시행된 데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luck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