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실적압박 속 공유제한 검토
일부 국가서 시범검토…탈퇴 최소화 방안
일부 국가서 시범검토…탈퇴 최소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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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사랑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다.(Love is sharing a password.)" 2017년 3월 트위터에 이러한 글을 게재했던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이러한 계정 공유를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은 불과 2년 뒤인 2019년이었다. 그 해 2분기 미국 내 이용자가 줄어든 이유를 파악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었다. 이후 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3년 뒤인 올해 초였다.
넷플릭스가 2017년 3월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사진출처=넷플릭스 트위터 계정 캡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비밀번호(계정) 공유 중단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기사를 통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어떻게 준비해왔는지를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구독자가 급증하면서 이 문제를 제쳐뒀으나 사상 첫 구독자 감소를 확인한 올해 초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고위 임원들에게 "이를 다루기 위해 꽤 오랜 시간 기다려왔다"고 발언, 행동에 나섰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공유계정은 각 이용자별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차단방안을 찾기 어려울 예정이다. 이용자가 여행을 가서 호텔 등에서 새로운 기기로 로그인을 하는 경우, 다른 사람과 계정공유를 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또한 아이디를 한 집에서 공유하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분가해 다른 집에 살게 되도 부모와 계정공유를 하는 경우도 손쉽게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 계정공유 차단 내년 본격 도입할듯…무엇을 고민했나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공유 계정에 추가로 요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 10월 현재 일부 국가에서 시범 적용을 했다. 내년 초부터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1억 가구가 가족 이외 구성원 등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대해 '한 가구 내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번 제한 조치는 IP주소와 기기 ID, 계정 활동 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WSJ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막아야한다고 인식한 뒤 가장 먼저 우려한 점은 이용자가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계정 공유를 막을 경우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탈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이러한 점을 의식해 최근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시청자에게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계정 공유를 막는 장치를 점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시범 도입한 중남미 국가에서 계정 공유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곧바로 해당 계정을 막기 보다는 본인 확인을 위한 코드를 발송해 15분 내에 이를 입력하도록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계정 공유를 한 사람이라도 이 코드를 입력만 할 수 있다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공유 계정에 추가로 요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 10월 현재 일부 국가에서 시범 적용을 했다. 내년 초부터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1억 가구가 가족 이외 구성원 등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대해 '한 가구 내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번 제한 조치는 IP주소와 기기 ID, 계정 활동 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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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막아야한다고 인식한 뒤 가장 먼저 우려한 점은 이용자가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계정 공유를 막을 경우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탈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이러한 점을 의식해 최근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시청자에게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계정 공유를 막는 장치를 점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시범 도입한 중남미 국가에서 계정 공유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곧바로 해당 계정을 막기 보다는 본인 확인을 위한 코드를 발송해 15분 내에 이를 입력하도록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계정 공유를 한 사람이라도 이 코드를 입력만 할 수 있다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공유하던 계정을 막고 유료화로 유도하기 위해 '프로필 이전 기능'을 도입했다. 한 가구에 거주하는 구성원이 아님에도 계정 공유자로 등록해 무료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을 유료 이용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시청 기록과 추천 콘텐츠 정보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이 기능을 미리 만들어둔 것이다.
계정 공유 제한을 유연하게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계정을 공유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분석도 내부적으로 세세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넷플릭스 내부에서 계정 소유자가 여행지에서 로그인하거나 자녀가 따로 사는 부모의 집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까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의 일부 제품 담당 임원들이 서비스 이용이 너무 복잡해지거나 소비자 친화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쟁 OTT 업체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서비스 중 영화를 일정 기간 대여할 수 있는 방식을 넷플릭스에 도입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단순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결국 이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양날의 검인 계정 공유제한…수익성 악화가 문제
넷플릭스가 이렇듯 고민을 거듭하면서도 계정 공유를 막으려는 이유는 바로 수익성 때문이다. 하나의 계정으로 무료로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들을 유료화해야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넷플릭스는 2011년 서비스 시작 이후 사상 처음으로 올해 1분기 전분기대비 구독자 감소를 경험했다. 2분기에도 가입자가 추가 감소하며 주가가 흔들렸고 3분기 중에는 가입자는 늘었으나 콘텐츠에 따라 실적의 등락이 거듭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1년간 가입자 수가 사상 최대인 3700만명이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코웬은 월 3달러의 추가 비용을 내는 계정 공유 서비스를 실시하면 넷플릭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7억210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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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계정 공유 문제에 업계 리더인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나선 상황이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넷플릭스로 끝나진 않을 것으로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면서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파라마운트+ 등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도 손실을 보고 있고 수익을 내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정 공유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넷플릭스의 결정이 장기적인 실적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 금융서비스회사 모닝스타의 닐 매커 애널리스트는 "이는 부양책이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시적인 부양책일 뿐"이라면서 넷플릭스가 정책 변화로 인한 구독 취소 확산에 대한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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