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보다 더 내린 반도체·자동차 대장주
외국인, SK하이닉스>삼성전자>기아 순매도 폭탄
개미, 하락률 큰 종목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
내년 암울한 수요 전망…"이익 모멘텀 둔화 우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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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600원(1.02%) 내린 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는 300원(0.38%) 하락한 7만8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005380)는 1000원(0.64%) 내린 15만6000원, 기아차(000270)는 400원(0.64%) 떨어진 6만2000원을 기록했다.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반도체·자동차 대장주들은 연말로 접어들면서 고전하고 있다. ‘6만전자’에서 ‘5만전자’로 추락한 삼성전자는 이달에만 6.75%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8.24%나 빠졌다. 이달 신저가를 두 번이나 갈아치운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7.69%, 9.62%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5.83%)과 비교해 내림폭이 더 크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한파로 내년까지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자동차 역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시행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도 폭탄이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주식은 SK하이닉스로 순매도액이 4634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2739억원)와 기아(1207억원)가 각각 2·3위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도 539억원어치를 내다판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 순매도액 1조2021억원 가운데 75.85%가 네 종목에 집중된 셈이다.
개미들은 외국인이 던진 종목을 투자바구니에 집어 담았다. SK하이닉스 4220억원, 삼성전자 3904억원, 기아 2214억원, 현대차 17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도체, 자동차주 가운데 하락률이 큰 종목을 더 많이 담아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수익성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미들의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계속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경기침체로 인한 반도체, 자동차 수요 둔화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7조8000억원에서 5조8200억원으로 25% 낮춰 제시했다. 최근 국내증권사들이 7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하향 조정한 것보다 1조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업황의 급격한 침체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하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다운사이클이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이익 모멘텀 둔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일 IRA 시행을 내년 1월에서 3월로 연기했다. 하지만 한국의 ‘북미 최종 조립’ 시행 유예 요청에 언급을 피하고 있어 국내에서 생산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안정화된 원·달러 환율에 수요 침체까지 맞물려 감익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올해 말 전기차 판매 실적, 러시아 전쟁 고조, IRA 개정 여부를 두고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 실적 둔화가 예상되지만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이 2025년 하반기 이후 론칭하며 관련 발주와 자율주행 전략이 가시화되면 자동차 업종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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