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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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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기 같다" 中 위드코로나 전환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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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약품 대란...대만 원정에 제약공장까지 찾아가

현실과 동떨어진 中당국 통계...혼란 부추겨

"내년 1월 감염 파동 최고조에 이를 듯"

"3년 전 코로나19 초기 발발했을 때로 돌아간 것 같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코로나19에 익숙해져 그때만큼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이 심하지 않지만 혼란스러운 건 똑같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 거주하는 중국인 샤오(肖)씨는 기자에게 지난 7일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로 인해 중국 곳곳에서 3년 전 코로나19 발발 초기와 같은 혼란이 재현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청정 지역'이라고 불리는 웨이하이에서도 난리가 났다며, 다른 대도시의 상황은 더 심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상하이에 사는 중국인 리씨와 닝보에 사는 중국인 탕(唐)씨도 일평생 이같은 혼란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일 중국은 사실상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전환하기로 한 이후부터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19일에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고 공개한 당국에 대해 주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감염 공포가 확산되면서 신속항원진단키트, 마스크 등 방역 용품 수요가 빠르게 늘어 수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상황이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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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때아닌 마스크 등 의약품 대란..."코로나 초기로 돌아간듯"

1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내 N95(한국 기준 KF94) 마스크도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는 과거 장당 0.3~0.6위안 수준이었던 N95 마스크 가격이 최근 최대 10배까지 치솟았으며, 심지어 제조원은 물론 원산지도 불분명한 마스크 및 비의료용 마스크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대부분 품절된 상태라고 한다.

마스크뿐만이 아니다. 감기약과 해열제는 여전히 2~3배의 웃돈을 줘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에서 거주하는 중국인 왕(王)모씨는 "중국에 계시는 부모님이 약을 구하지 못해 걱정된다"면서 "마스크 등 방역용품을 부치고 싶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원들도 감염돼 배송이 차질을 빚고 있어 그마저도 힘들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본토를 넘어 대만 등지에 약을 구하러 '원정'을 가거나 심지어 제약회사 공장 앞까지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또 경구용(먹는) 치료제 중 하나인 화이자 '팍스로비드'의 인도산 복제약 구매 대행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팍스로비드의 중국 내 소매 판매가 당국의 승인하에 이뤄지고 있지만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도산 복제약 구입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또 가격도 인도산 복제약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사재기를 부추겼다고 했다.

혼란이 커지자 이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저장성 사오싱 주지시 시장감독관리국은 마스크 가격에 폭리를 취한 업체들을 적발했다고 현지 매체 제일재경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이 업체는 박스당 18.68위안이었던 마스크 가격을 약 7배 인상해, 약 7000여 박스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앞서 장쑤성 쉬저우시와 하이난성에서도 불법 행위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제일재경은 마스크 품귀로 인해 코로나 발생 초기인 2020년 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지난 9일 중국 당국이 부당한 의약품, 방역 물품 가격 인상을 통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이같은 움직임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中당국 통계...내년 1월 감염 파동 최고조에 이를 듯

오미크론 변이 독성이 약해졌고 대부분 무증상이라 큰 걱정 없다던 정부 설명과 정반대되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중국 당국이 집계한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실제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혼란을 가중시키는 분위기다. 중국 보건 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에 따른 사망만 집계에 반영한다고 설명했지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 사람 수가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사실상 정부 발표 수치가 믿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20일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의 전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 통상 1~2주 이내에 관련된 사망이 급증한다"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적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호주, 뉴질랜드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오미크론의 창궐에 따른 감염 절정기에 100만명당 3~6명의 사망자를 냈다고 짚었다. 이를 중국에 적용하면 최근 중국 당국의 발표 수치를 믿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코로나19 확진자용 화장장은 24시간 완전 가동해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로이터 보도를 비롯해 외신 보도도 연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명보도 병원과 장례식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베이징에서만 17일 하루에 2700여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 1월 감염 파동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마다 지역 간 이동 자제령을 내리며 인구 이동에 강제적으로 제약을 가했지만 현재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려는 당국의 기조로 볼 때 내년 춘제에는 이동 자제 권고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다. 이 때문에 한동안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고향을 방문하면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지방정부는 춘제를 전후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저장성 일부 지역은 외출이나 모임 자제를 권하는가 하면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미접종자의 공공장소 출입을 불허했으며, 산시(陝西)성과 장쑤성도 불필요한 외출을 줄이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광둥성 광저우의 경우도 발열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발열진료소를 대거 늘렸다.

춘제를 무사히 넘겼다고 해도 당분간 확산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원훙 국가전염병의학센터장은 "싱가포르는 지난 1월 개방 후 한 달 만에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뒤 지난 4월 15일에야 바닥으로 내려갔고, 대만은 4월 개방 뒤 지난 8월에야 감염자 수가 줄었지만 저점에도 매일 2만명이 감염됐다"며 "현재 감염 확산세는 앞으로 2~4개월 동안 지속되고 내년 상반기가 돼야 서서히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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