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코스피서 1조원 넘게 사들인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
거래대금도 2년래 최저…"연말 모멘텀 부재"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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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픽’ 상위 10개 종목 모두 부진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2000억원이 넘게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5319억원을 팔아치웠던 것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연말 대주주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물량을 쏟아내지만, 올해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를 놓고 여당과 야당 간의 의견이 갈리면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집중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다. 순매수 규모는 3998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005930)도 2263억원을 순매수 하면서 순매수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LG에너지솔루션(373220)(2344억원), 기아(000270)(2162억원), LG화학(051910)(1886억원), 현대차(005380)(1550억원), 크래프톤(259960)(1143억원), 삼성SDI(006400)(1001억원), LG이노텍(011070)(835억원) 등을 굵직굵직한 코스피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
하지만 수익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반도체 투탑인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7.06% 하락했고, 삼성전자는 4.34% 빠졌다. 나머지 종목들의 주가 하락률은 더욱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89% 내렸고, 기아 9.04%, LG화학 14.46%, 현대차 5.92%, 크래프톤 19.60%, 삼성SDI 11.25%, LG이노텍 9.50% 각각 하락했다. 현대차의 경우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유가증권 시장에서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 중 단 하나도 주가가 오른 종목이 없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형주가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이익 추정치 변화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면서 “이익이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 돼야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면서 모멘텀이 형성될 텐데, 연말까지는 쉬어가는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쪼그라든 거래대금…“연말 모멘텀 부재”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 거래대금은 4조8459억3000만원으로 지난 2020년 1월2일(4조6381억6700만원) 이후 약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2월20일 거래량인 8조6213억500만원과 비교해도 절반 가량이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금투세 유예안을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 개인투자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는 가뜩이나 움츠러든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투세 유예안을 두고 정부와 야당이 합의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만약 유예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예상 수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또는 낮아진 투자 매력에 따른 자금 이동으로 매도 물량이 출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분위기도 부정적이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파적인 성격을 드러내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모멘텀 없이 힘을 잃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말 산타랠리는 커녕 ‘동학개미’의 증시 외면 등 수급 공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재선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은 연말 기관이나 외국인이 북클로징을 하는 시점을 맞아 계절성이 많이 반영된 흐름”이라면서 “증시 전망이 좋은 상황이라면 연말에도 거개량이 평균 대비 올라올 수 있지만, 최근에는 재료 자체가 없는 시장이다 보니 남은 거래일 동안 거래량이 줄어든 한산한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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