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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스프] 55년 경력 마무리하고 퇴임하는 '미국의 의사' 파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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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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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면서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올해의 인물'이나 '올해의 사건'을 뽑고 정리하는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죠.

파우치 박사를 수식하는 말은 매우 많지만, 그의 정식 직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소장입니다.

지난 2년간 어김없이 올해의 인물로 뽑히곤 한 파우치 소장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50년 넘게 일한 국립보건원을 떠나기로 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의사'로 불리는 파우치 소장이 50년 넘게 일한 국립보건원을 떠나며, 자신의 소회와 당부를 담아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보낸 기고문을 우선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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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칼럼: 앤서니 파우치: 다음 세대 과학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미국의 의사'는 인터뷰 중



파우치 소장은 기고문에서 때로는 권력자들을 불편하게 하더라도 진실을 말해야 했던 의사이자 과학자의 책임감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학자와 보건의료 전문가는 다양한 언론, 언로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실을 알리고 설명해야 한다. 가장 최신의 연구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풀어 명확히 설명하는 것도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말했죠.

파우치 소장도 언급했듯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돌아보면, 백신을 1년 만에 개발해 보급한 건 엄청난 성과지만, 반대로 정치적인 성향과 이념에 따라 백신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고 온갖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과학적인 진실로 잠재우지 못한 건 뼈아픈 실패였습니다. 그래서 과학자의 역할도, 언론의 역할도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계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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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SBS 김수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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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소장은 훌륭한 연구자이자 행정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뛰어난 인터뷰이였습니다. 말이 유려하지는 않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사실을 정확하고도 쉬운 언어로 풀어 설명하는 능력이 출중했습니다. 오랜 세월 정부와 대중을 설득하고 또 언론에 나가 인터뷰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SBS와도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또 시사 코미디쇼 데일리 쇼(The Daily Show)에도 여러 차례 출연해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왜 필요한지, 백신 회의론자들이 왜 틀렸는지 솔직하게 인터뷰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파우치 소장을 떠나보내는 방법



뉴욕타임스는 파우치 소장의 기고문을 실으면서 동시에 또 다른 칼럼을 실었습니다. 55년간 수많은 전염병과 맞서 싸운 파우치 소장의 퇴임을 앞두고 뜻깊은 인터뷰를 하나 더 기획한 겁니다. 글과 함께 실을 사진을 찍은 사람이 특별합니다. 평소 같으면 뉴욕타임스 사진사가 직접 촬영한 파우치 소장 사진을 쓸 텐데, 이번에는 울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라는 유명한 사진가를 섭외해 촬영을 의뢰했습니다.

틸만스는 1990년대 청소년 문화, 조경, 정물, 인물 사진으로 유명한 예술가인데, 평생 언론사를 위해 사진을 찍은 적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을 파우치 소장의 환송 인터뷰어이자 사진사로 고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그가 후천성 면역결핍증 환자였고, 파우치 소장이 개발하는 데 힘을 보탠 치료제 덕분에 20년 넘게 건강하게 살 수 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틸만스는 자신에게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파우치 소장을 만나자마자 우선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에이즈에 이름도 붙지 않았을 때부터 저는 이 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봤어요. 자라면서 저의 성적 정체성을 깨닫고 게이로 커밍아웃하고 나서는 제게 에이즈는 큰 공포의 대상이었죠. 1997년에 제 연인이 에이즈로 숨졌어요. 그리고 저도 양성 판정을 받았죠. 그래도 저는 마침 박사님과 동료들이 개발한 치료제를 처방받아 곧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오늘 박사님을 만나 뵙게 된 건 뭐랄까 죽기 전에 꼭 뵈어야 할 분을 뵌 느낌이에요. - 울프강 틸만스


사실 파우치 박사는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영웅은커녕 오히려 무능하고 더딘 관료의 상징으로 지목돼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액트 업(ACT UP)과 같은 에이즈 퇴치 단체가 파우치 소장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죠. 틸만스도 이 점을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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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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