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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울며겨자먹기로 노조에 가입하는 레미콘 노동자들…화물연대 파업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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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일부 레미콘 기사 전원 민주노총…"조합원 아니면 운전 못해"

화물연대 파업 중 비조합원에 압력 행사…경찰, 16일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회의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던 지난달 24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인근에서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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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강정태 백창훈 강미영 김명규 기자 = "울며겨자먹기로 민주노총 조합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반발하면 압력이 들어오는데 어떡합니까."

부산지역 레미콘 업계 관계자 A씨는 레미콘 노조(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울경지부 레미콘지회)가 활성화된 지 지난 2년 사이 업계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고 하소연했다. A씨에 따르면 부산, 울산, 일부 경남 지역의 경우 레미콘 기사가 전원 민주노총 소속이다. 전국의 레미콘 기사가 300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이곳 지역에만 85%가량이 분포된 것이다.

레미콘 지회에 속한 지역에선 민주노총에 가입된 조합원만 레미콘 기사를 할 수 있다. 비노조원이 레미콘을 싣고 건설 현장에 가더라도 공사 업체에서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노조 가입을 희망하지 않는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노조에 가입한다는 것이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조 가입 시 조합원은 매달 회비 5만원을 노조에 지급해야 한다. 일반 노동자들의 월급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액수다. A씨는 "레미콘 회사들도 회비를 내기 어려워하는 노동자를 위해 노조에 대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무리하면서 노조와 대립하면서 마찰이 있는 레미콘 회사를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형틀·철근·펌프카 등 업체에서도 민주노총으로부터 비노조원이나 다른 노조원의 계약 해지를 압박받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사장 입구에 차량을 세워 출입을 막거나 소음을 조장해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오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벌어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도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체로 비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조합원들의 불만에서 시작된 실랑이였다.

지난 5일 화물연대 경남본부 소속 한 40대 조합원이 김해 한 공장에서 시멘트 하역을 작업하던 비조합원(50대)에게 "파업 중이니 눈에 띄지 말라"며 협박한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한 20대 조합원이 창원 진해구에서 비조합원 화물차량에 계란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잇따른 비조합원 피해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파업은 집행부에서 욕심이 컸고 소득 없이 끝나기만 했다"며 "파업 기간에 소득이 없어 손해는 손해대로 봤다. 집행부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산경찰도 화물연대 파업 기간 총 10건의 불법행위를 접수해 11명(7건)의 조합원을 검거했다. 이들 중 4명이 검찰에 송치됐고, 나머지 7명에 대해 경찰은 불구속 수사 중이다.

송치된 조합원들은 지난달 26일 부산신항 인근 도로에서 비조합원이 운행 중이던 트레일러 차량 2대에 쇠구슬을 쏴 각 차량 앞유리와 안개등(차량 아래쪽에 있는 램프)을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한 조합원은 지난달 30일 비조합원의 트레일러 운전석을 향해 마이크를 던졌고, 검거 과정에서 경찰관의 손가락을 깨물어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경남 사천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B씨는 "파업 이후로 단가가 올라가면 피해는 국민들이 본다"며 "더이상 국민을 볼모로 잡는 파업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대우조선해양에 하청지회 지위 인정과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51일간 거제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 파업하기도 했다. 당시 유최안 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인화성 물질을 들고 1㎥ 철 구조물 속에 스스로를 용접하며 가뒀고, 다른 조합원 6명은 도크 내 20m 높이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에 법원은 이들이 정당한 쟁의 행위 범위를 벗어났다며 대우조선이 유 부지회장을 상대로 낸 집회 및 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퇴거 불응 시 사측에 1일 300만원을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경찰은 지난 8일부터 내년 6월까지 건설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협박 등 불법행위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 이번 단속에 앞서 경찰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건설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모두 549명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고, 이중 80명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다수 노조와 관련된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16일 오후 4시 전국 광역시도 경찰청과 함께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불법행위 근절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회의를 통해 전국의 건설현장에서 포착된 민주노총 노조원 등의 불법행위 정황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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