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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조치 불만 美 미시간주지사 납치 음모 3명에 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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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무장단체 '울버린 파수꾼' 소속…그레천 휘트머 주지사 납치 계획

2020년 코로나19 방역 조치 반발해 폭발물·총기 사용 등 테러 음모 꾸며

아시아경제

지난달 미국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레천 휘트먼 미시간주 주지사의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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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미국 미시간주 주지사를 납치하겠다는 음모를 계획한 극우단체 조직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 잭슨 카운티 순회법원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 납치 음모 혐의 등으로 기소된 폴 벨러(24), 조 모리슨(28), 피트 뮤시코(45) 등 3명에게 각각 7년, 10년, 1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테러 지원 이외에도 총기 범죄, 갱단(폭력조직) 가입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장에서 피고인들은 휘트머 주지사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선처를 구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보통 한 피고인에 2개 이상의 혐의가 적용된 경우 유사성에 따라 징역형을 동시 선고하지만, 모리슨과 뮤시코에게는 연속 선고가 이뤄지면서 이들의 형이 더 길어지게 됐다. 휘트머 주지사는 녹화된 영상을 통해 "주지사를 납치해 살해하려는 음모는 민주주의 자체에 위협이 된다"며 "(사건 이후) 군중을 바라볼 때마다 주변인에 대한 위협 우려가 있는지 스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에 가한 피해의 심각성에 맞는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미연방수사국(FBI)이 극우 성향의 무장단체 '울버린 파수꾼'이 2020년 10월 휘트머 주지사를 휴가지에서 납치하려는 계획을 품은 사실을 알아채면서 드러났다. 당시 주동자로 알려진 애덤 폭스(38), 배리 크로프트 주니어 등 조직원들은 미시간주의 강도 높은 코로나19 방역 조처에 불만을 품고 휘트머 주지사의 납치를 공모했다. 이들은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한 후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폭발물을 사용하는 등 테러 수준의 음모를 꾸몄다. 피고인들은 잭슨 카운티의 시골에서 폭스와 함께 총기 훈련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인단은 이들 3명이 2020년 여름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등 폭스와의 관계를 끊었으며, 미시간주 루터의 한 사격장에서 이뤄진 핵심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9일간의 심리를 진행하며 FBI가 제출한 결정적 증거들을 기반으로 이들에게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납치 계획을 주도한 폭스와 크로프트는 오는 27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연방지방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게는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민주당 소속의 휘트머 주지사는 사건 이후 "공포와 증오, 분열을 퍼뜨리는 이들에게 힘을 준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두고 휘트머 주지사의 "가짜 거래"라며 공화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나, 휘트머 주지사는 지난달 재선에 성공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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