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만㎡ 부지에 총사업비 22억달러로
대우건설이 조성 중인 한국형 꿈의 신도시
남쪽은 이미 고급빌라·아파트로 사람냄새
대형 쇼핑몰 시공 노하우 쏟아 부은
롯데몰 하노이는 내년 6월 준공 예정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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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남쪽으로 20㎞ 남짓 달려 하노이의 젖줄인 홍강을 건너면 서호를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서호의 서쪽으로 대우건설이 조성 중인 ‘꿈의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를 만날 수 있다.
지난달 22일 찾은 스타레이크시티 개발현장은 제법 신도시의 모습을 갖춰가는 중이었다. 여전히 절반쯤은 잡초가 드문드문 자란 공터로 남아 있었지만 한두 곳을 빼고는 모두 제 주인을 찾아 저마다의 청사진을 품고 있었다. 남쪽으로는 이미 고급빌라와 아파트, 학교가 들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났고 북서쪽에는 이제 막 공사를 끝낸 삼성전자 R&D(연구개발)센터가 당당히 서 있었다. 아파트 꼭대기 층에 올라 여의도 3분의 2 크기의 부지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화려한 빌딩 숲과 중앙공원을 품은 거대한 정부청사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졌다.
스타레이크시티는 서호 서쪽 일원 186만㎡ 부지에 지어지는 한국형 신도시로 총 사업비 규모만 약 22억달러다. 대우건설은 부지 내 상업·업무용지와 학교 및 정부기관 용지, 빌라, 아파트, 주상복합을 개발·분양하고 있다. 하노이 중심의 노른자 땅에 들어서는 최첨단 주거·업무·행정 복합도시를 우리 건설사가 직접 짓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획부터 금융 조달, 시공, 분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융합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대우건설 THT법인 관계자는 “하노이는 서울의 5배 크기지만 외곽 대부분은 논밭으로 실질적인 도심이 굉장히 작아 현재 서남쪽으로 확장하는 추세”라며 “스타레이크시티는 하노이 중심과 가까운 신도시로 입지가 좋은 데다 12개 정부 부처가 이전한다는 게 엄청난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하노이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스타레이크시티를 ‘꿈의 신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도 입지 덕이다.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일단 주택사업이 일단락됐다. 6차에 걸쳐 분양한 빌라는 모두 완판됐고 아파트도 입주를 마쳤다. 마지막 6차 빌라가 지난달 준공됐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내부 공사를 입주자가 직접 하게 돼 있어 입주까지는 1년여 가량 더 소요될 전망이다.
상업용지의 경우 삼성전자, CJ 등 국내 대기업과 타세코, 토신 등 베트남 현지기업에게 매각했다. 남은 2개 부지는 내년 매각할 예정이지만 최근 사업 수익성이 좋아 자체사업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대우건설 관계자는 귀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체 마스터플랜은 나와 있지만 부지별 설계, 인허가에 몇 년씩 걸리는 데다 사업의 키인 정부종합청사 이전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도시의 면모를 갖추는 데에는 시일이 더 걸리겠지만 사업 자체는 2028~2029년께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롯데몰 하노이 건설현장. 김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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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바로 옆에 들어서는 하노이의 새 랜드마크도 우리 건설사가 짓고 있다. 바로 롯데건설의 롯데몰 하노이다.
이튿날인 지난달 23일 찾은 롯데몰 하노이 건설현장은 외부 골조공사를 모두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양옆으로 선 높은 건물과 그사이에 넓게 펼쳐진 낮은 건물은 서울 롯데월드몰을 꽤 닮아 있었다. 아직은 타워크레인에 여기저기 마감재가 튀어나온 날것의 모습이지만 거대한 크기는 보는 이를 압도했고 넓은 저층부 공간 덕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는 느낌이 물씬 났다.
내부에선 막바지 마감공사가 한창이었다. 형광조끼에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은 여기저기서 철근을 용접하고 시멘트를 바르고 벽돌을 쌓으며 텅 빈 건물 안을 속속들이 채우고 있었다. 아직은 잿빛 벽만 가득했지만 높은 층고 덕에 탁 트인 느낌이 났다. “여기는 로비고 저쪽으로 라운지가 생길 거예요” “이쪽으론 쇼핑몰로 이어지죠” 현장직원의 안내에 따라 둘러보다 보니 화려한 인테리어로 채워질 미래의 모습이 저절로 상상됐다.
롯데몰 하노이는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38만2386㎡ 규모로 쇼핑몰과 영화관, 아쿠아리움, 호텔, 서비스 레지던스, 오피스 등을 갖춘 복합상업시설이다. 내년 6월 준공해 8월 정식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인피니티풀로 조성된다는 호텔 23층에 올라서니 하노이 시민의 안식처라는 서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남쪽으로는 롯데건설이 8년 전 완성한 롯데센터도 보였다. “지금까지 하노이의 랜드마크는 롯데센터였지만 내년 여름부터는 롯데몰 하노이가 새 랜드마크가 될 겁니다.” 이승환 현장소장은 단언했다. 하노이 문화의 축이 바뀔 것으로 롯데건설은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건설이 그간 국내에서 쌓은 대형 쇼핑몰 시공 노하우를 롯데몰 하노이 현장에 모두 쏟아 부었다. 고급 주거시설 시공경험을 발판으로 호텔과 함께 현지 고액자산가를 상대로 선보일 서비스 레지던스를 세웠고 오피스도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롯데몰 하노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쇼핑몰’을 선보이겠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몰캉스(쇼핑몰+바캉스) 성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베트남이 우리 건설사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으로 손꼽히는 만큼 양사도 현지 진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2017년 현지 법인을 세워 사업지를 발굴하고 있다. 대우건설 VINA법인 관계자는 “베트남은 대우건설의 말하자면 본거지”라며 “2025년 새로운 사업에 첫 삽을 뜨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최근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약세 등을 감안해 기존 사업에 우선 집중하되 경기가 회복되면 신규 개발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지 시공사와 비교해 기술 차별화가 가능한 특화 공종의 도급사업에 집중하되 경기가 회복되면 신규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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