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종교·민족이 무엇이든 사과…행동으로 보여줄 것"
인터뷰 중인 발리 폭탄 테러 주범 우마르 파텍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최근 가석방된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 주범 우마르 파텍이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14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파텍은 동자바주 라몽안에 있는 그의 오랜 친구 알리 파우지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발리 폭탄 테러로 큰 충격을 받은 호주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며 "희생자들과 국내외에 있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그들의 국적이나 민족, 종교가 무엇이든 간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발리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인도네시아인에게도 사과한다"라며 "나는 나라에 대한 나의 헌신과 충성심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텍의 친구 파우지는 파텍과 같은 급진주의자였지만 지금은 급진주의자들을 교화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파텍은 파우지 등과 함께 출소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사회단체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 이슬람원리주의 연합단체 제마 이슬라미야 소속인 파텍은 2002년 10월 12일 발리의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에서 폭탄 제조 역할을 맡은 주범 중 한 명이다. 이 폭탄 테러로 호주인 88명을 포함해 총 202명이 사망했다.
그는 테러 후 도피 생활을 하다 2011년 파키스탄에서 붙잡혔고 이듬해 인도네시아 법원에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모범적인 수형생활 등으로 여러 차례 감형받은 뒤 지난 8월 수감 기간이 전체 형량의 3분의 2를 넘어서면서 가석방 대상이 됐다.
이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혐오스럽다"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그의 가석방을 반대한다는 호주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당국은 그가 감옥에서 탈 급진화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으로 교화됐으며 다른 급진주의자들을 교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결국 지난 7일 그를 풀어줬다.
파텍 역시 다른 급진주의자들을 교화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 4월 29일 가석방이 끝날 때까지 파텍을 감시할 계획이다. 파텍은 이때까지 정기적으로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웃으며 셀피 찍는 발리 폭탄 테러 주범 우마르 파텍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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