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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유가족협의회 출범…권성동 "이태원, 세월호 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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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협의회를 꾸리고 책임 있는 사람들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한 말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죠. 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놓고선 당내에서는 여러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지난 10일) : 코로나 조심해, 조심해. 올해만 한 두세 번 '엄마 나는 그렇게 허망하게 안 죽어. 할 게 너무 많아. 재밌는 게 너무 많아. 엄마 엄마 걱정하지 마'… 길이 너무 좁아서 미어터져서 차도로 나오는데도, 경찰들 자기네끼리 하는 말이 '차도 확보해. 사람 위로 올려' 그건 분명히 학살입니다. {맞습니다! 학살이다!} 전쟁도 아닌 이 지금 평화로운 대한민국 서울에서 그 현장은 국가는 학살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12일)로 44일쨉니다. 꿈만 꾸면 그날로 돌아가는 사람들, 44일이 백년 같은 사람들이 바로 희생자 유가족들이죠. 유가족 협의회가 공식적으로 꾸려졌습니다. 지난달 22일, 유가족들이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을 땐, 희생자 158명 중 38명의 가족들이 모였는데요. 지난 주말 유가족 협의회 창립 기자회견에는 97명의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정부가 유가족들을 모아놓고, 책임자로서 사과 한 마디만 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왔을텐데, 지금까지 외면만 당했다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채선/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김지연 씨 어머니 (지난 10일) : 국민의힘 여당 의원님들 비롯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님, 윤희근 경찰청장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다 같이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제발 유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십시오. 내 자식들이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압사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참혹하게 고통당하며 죽었더라도 과연 가만히 손놓고 계셨을는지요.]

유가족들이 특히 분노한 이유,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재난의 정쟁화'라고 한 말 때문입니다. 유가족 협의회와 함께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출범했는데,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이 조직적으로 결합하고 있다고 한 겁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추모를 넘어 예방으로 가야 한다' 고도 했는데, 권 전 원내대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표결엔 기권했죠.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음성대역) : 세월호 사고 이후 수많은 추모사업과 추모공간이 생겼습니다. 이것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습니까? 심지어 시민단체가 정치적, 금전적으로 사고를 이용하는 사례까지 속출했습니다.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됩니다.]

유가족들 입장에선, 이제 막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상황이죠. 책임 있는 사람들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는데, 처음부터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렸던 듯 합니다. 자식 잃은 사람들을 왜 반정부 세력 취급하냐고 했습니다.

[이정민/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지난 10일) : 세월호 가는 길이 대체 어떤 길입니까? 세월호 유가족들도 자식을 잃고 그 슬픔과 비통함 때문에 정부의 수많은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요구를 했었고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저희한테 손을 내밀어 줬습니까? 저희가 처음부터 이렇게 했습니까?]

전직 대통령실 관계자도 '왜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기느냐' 유가족을 질타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동성애 혐오 발언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김성회 전 종교다문화비서관입니다.

[김성회/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페이스북 음성대역) : 다 큰 자식들이 놀러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깁니까?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수령님'이 되었나요?]

진중권 교수는 "다 큰 자식이 놀러다니면 죽는나라가 정상이냐"고 김 전 비서관을 비판했는데요. 최근 '관저 정치'를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 윤핵관들은 챙길 정성이 있고 유가족들은 만날 시간이 없느냐면서 '사이코패스 정권'이라고 했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음성대역) : 페북 사이코 패스 정권. 다 큰 자식이든 덜 큰 자식이든 자식들이 놀러다녀도 안 죽는 나라 만들 자신 없으면 당장 정권을 내놔야지. 유가족들은 만날 시간 조차 없어도 윤핵관들은 부인까지 저녁밥 챙겨줄 정성은 있고…근데 그 밥이 목으로 넘어가든? 참 식욕들도 대단하셔.]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의 말이 크게 들리는 이유, 대통령실 차원에서 이렇다할 입장을 내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겠죠. 국회에서 통과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윤석열 대통령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죠. 경찰 특수본 수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이 가려진 뒤에 거취를 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10월 30일) :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지난달 7일) :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거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경찰 특수본 수사의 경우엔, 이상민 장관은 커녕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수사도 '부실 수사'거나 '제식구 감싸기'였단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됐죠. 국회 행안위원장이 된 장제원 의원이 이렇게까지 말했지만, 법리다툼은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7일) : (전)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이분의 수상한 행적은 미스터리 수준이에요. 참사를 고의로 방치한 거 아닌가. 과실치사를 넘어 참사방조, 구경꾼, 살인방조, 세월호 선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사람이다. 체포해야 됩니다, 체포!]

참사 책임에 대한 법정 공방, 세월호 참사 때를 복기해보면요. 당시 법적으로 처벌된 건, 청와대나 안전행정부의 재난 컨트롤타워도 아니고, 해경청장도 아니었습니다. 유일하게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 123정 정장이었는데요. 특수본은 이르면 이번 주 이 전 서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상민 장관까지 향하기엔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탄핵소추안까지 요구해야한다는 게 일부 유가족들의 입장인데요. 법적 판단이 동반되는 탄핵소추, 일각에선 적용되기 어렵단 얘기가 나오지만,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될 수는 있을까요.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달 22일) :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믿을 것입니다, 왜냐고요? 저와 제 남편, 그리고 지한이도 윤석열 대통령님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역시 해임건의안 거부되면 탄핵소추안 낸다는 방침이죠. 예산안 협의 등을 위해 임시국회를 열어둔 상황인데요. 국민의힘은 결국 "국회의원은 회기중엔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을 악용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탄용 아니냐고 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성동격서 전략이죠. 이재명의 체포와 사법처리에 쏠린 국민 관심을 분산시키고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죠. 이재명에 대한 체포 허용하지 않겠다, 그래서 회기를 계속 연장하겠다, 체포동의안이 오면 169석으로 부결시키겠다.]

민주당은 '방탄국회'는 국민의힘이 '이상민 장관 방탄'을 하고 있단 입장이죠. 국민의힘 눈에는 뭐든 '이재명 대표 방탄'으로 보이냐고 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생 이야기를 해도 국정감사를 한다고 해도 이재명 방탄이다. 이제는 민주당이 숨만 쉬어도 이재명 방탄한다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전가의 보도처럼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검찰 수사가 이 대표의 턱밑까지 온 건 사실입니다.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까지 구속된 상태죠. 이 대표는 김 전 부원장과 마찬가지로 정 전 실장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9일) : 정치검찰이 이미 정해 놓은 수순에 따라서 낸 결론이라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고 무고함이 밝혀질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물론이고, 오늘도 이른바 백브리핑 등 기자들의 현안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식사 맛있게 하세요. {결정하신 배경이 따로 있을까요?} 자 맛있게 점심 드십쇼.]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일단 이 대표의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당 차원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에는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김용 전 부원장과 정진상 전 실장 등 이 대표 측과 남욱 변호사와 김만배씨 등 '대장동 패밀리'를 잇는 인물,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측 인사 아니냐고 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대표가 죄가 있거나 이재명 대표 주변에서 범죄를 했다면 단일대오를 지키는 게 민주당 망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하면 안 되죠, 그거는. 유동규 씨는 누가 뭐래도 이재명 시장이 임명했던 정치적 인사였잖아요. 이재명 대표나 주변에서 우리는 책임이 없다, 이거는 사실 설득력이 별로 없습니다.]

반면, 친명계에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입장인데요. 이 대표의 사법리스트를 두고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걸 경계했습니다. 신경민 전 의원이 "이 대표가 친명계 의원 20명을 만찬에 초대했는데 오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취소됐다"고 했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이 '탈명'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영진 의원, 이재명 대표 떠난 게 아닌데 떠났다고 막 기사가 나오는 거예요. 오히려 저희 당의 의원님들이 분열과 관련된 목소리를 내면 언론에서 받아줍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럼 자기 언론에 인터뷰 한 번 더 하는, 이렇게 하는 게 과연 우리 당에 바람직하느냐…]

검찰은 이 대표 뿐 아니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까지 겨냥하고 있죠. 곧 소환될 거란 예측이 나오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민주당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대표가 뭐 이게 보통 분이 아니에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저렇게 활동하는 걸 보면은. 1610만표를 받은 대통령 후보, 77.77%로 당선된 당대표, 지금 현재도 차기 대권 후보로 1등 아니에요. 이런 분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이거죠.]

검찰은 오늘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윤석열 정부 들어 현직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권성동 "세월호처럼 횡령?"…이재명 사법리스크 친명·비명 대응?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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