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작가 네온비·캐러멜…"글·그림 작가로 함께 만드는 마지막 작품"
5년째 이어온 카카오웹툰 인기작…올해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문체부장관상 수상
웹툰 '지옥사원'을 만든 캐러멜(좌)과 네온비(우) 작가 캐릭터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음식은 사람들 공통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재고, 사람은 결국 먹고 자고, 일하는 데 인생의 많은 시간을 씁니다. '지옥사원'은 그 중 '먹고, 일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웹툰 '지옥사원'을 만든 부부작가 네온비·캐러멜은 12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대기업 식품 사업에 뛰어든 악마라는 독특한 설정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옥사원'은 인간의 음식을 사랑하던 악마 '쿼터'가 대기업 식품사업 부문에 입사한 뒤 자신의 악마적인 재능을 활용해 두각을 드러낸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기본 설정도 신선하지만, 신입사원 면접부터 연수원 과정, 대기업 임원들의 파벌과 의사결정 과정, 업체 간의 경쟁까지 세세한 묘사가 생생하다는 평가가 많다.
글 작가 네온비는 "자료나 취재가 필요할 때마다 운이 좋게도 이를 도와줄 사람이 주변에 존재했다"며 "다양한 직업군의 지인들로 인해 도축장도 직접 가보고, 대기업 관련해서도 조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출신의 객원 스태프가 주기적으로 작품을 감수, 컨설팅해주고 있다"며 "작품을 오래 연재하다 보니 식품 대기업 관련 용어나 주제는 대부분 다 알아듣게 됐다"고 말했다.
웹툰 '지옥사원' |
'쿼터'는 악마의 입장에서 타제품 모방이나 독과점 등 비윤리적인 아이디어를 종종 내놓는데 이것이 경영진의 시선을 끈다는 점이 작품 속 재미 중 하나다.
네온비 작가는 "개인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일이 경영 마인드와 닿는 지점이 있다고는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과연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그는 "인간은 진짜 '착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면, 악마는 '착한 척을 열심히 하는 것'까지는 흉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악마와 지옥이 자주 등장하지만 무섭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그림 작가인 캐러멜은 "보통 떠올리는 잔혹하고 무서운 모습보다는, 귀엽고 친근감 있는 느낌의 악마들을 만들고 싶었다"며 "뾰족뾰족한 뿔, 둥글둥글한 이미지, 곡선의 조화를 생각해 구상했다"고 들려줬다.
상급 악마인 8 대장의 경우 각자의 캐릭터를 디자인에 담았다. 예를 들면 과학기술 장교인 모하비는 앉아서 연구만 하니 거북목이라는 식이다.
그래도 악마는 태도부터 눈빛까지 다른 존재로 나온다. '고순무'라는 인간의 육체에 악마 '쿼터'가 빙의할 때마다 인상은 달라진다.
캐러멜 작가는 "외형적으로는 동공 크기와 눈매 정도만 차이를 둔다"며 "움츠러드는 순무, 근거 없이 당당한 쿼터의 행동과 대사 차이로 인해 둘이 좀 더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웹툰 '지옥사원' 속 지옥의 모습 |
2017년부터 연재된 '지옥사원'은 올해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 드라마 제작도 준비 중이다.
전작 '다이어터', '셔틀맨' 등을 통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글 작가 네온비, 그림 작가 캐러멜의 조합이 이번 수상으로 작품성도 인정받은 셈이다.
캐러멜 작가는 "연재 5년 만에 큰 상을 받아 놀라운 마음도 크고, 오랜 시간 꾸준히 찾아주시는 독자분들께 가장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웹툰계 대표 부부 작가인 네온비·캐러멜 작가가 글·그림 작가로 함께 협업하는 작품은 '지옥사원'을 끝으로 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네온비 작가는 "'그림 캐러멜, 글 네온비' 이 조합으로 하는 작품으로는 '지옥사원'이 마지막일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캐러멜 작가가 저와 같이 스토리 파트에서 작품을 프로듀싱하고 콘티 작업을 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직 '지옥사원'의 이야기는 더 남아있다.
네온비 작가는 "7년 정도 연재 계획, 대략 500회 정도의 분량을 생각했다"며 "절반 조금 넘게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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