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경제성 지적…서울시·보훈처 사업 분리 추진키로
효창공원 전경 |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2024년까지 '독립 100년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던 서울시 계획이 경제성에 발목이 잡혀 차질을 빚고 있다.
시는 사업 방식을 변경해 재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또 다른 사업 주체인 국가보훈처의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여서 언제쯤 속도가 붙을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국가보훈처와 공동으로 추진해온 '효창독립 100년 공원 조성'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1천330억원으로, 500억원을 넘겨 예타 대상이 됐다.
100년 공원 조성 사업은 총면적 12만2천245㎡(3만6천979평) 규모인 효창공원을 독립운동 기념공간이라는 정체성에 맞게 재정비하는 내용이다.
이곳에는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이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효창운동장을 비롯해 당초 공원 조성 목적과는 무관한 여러 시설이 맥락 없이 들어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8년 8월 보훈처가 독립공원화 계획을 먼저 밝힌 데 이어 2019년 4월 서울시는 이와 연계한 100년 공원 조성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 효창운동장을 전면 개보수해 축구장 하부에 독립운동가 1만5천명을 기념하는 공간을 만들고 지역주민의 휴식 공간을 조성하면서 담장도 허물기로 했다.
이후 시는 보훈처 등과 함께 '효창독립 100년 포럼'을 구성해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20년 3월부터 예타를 받았다. 그러나 여러 차례 의견 보완을 거쳐 2년이 훌쩍 지나서야 '미통과'로 결론이 났다.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낮은 경제성이다. 심의에서는 '국가보훈처의 효창공원 사업과 서울시의 효창운동장 사업을 분리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019년 공개된 '효창독립 100년 공원' 기본구상안 |
심의 의견대로 시는 보훈처와 사업을 분리해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 경우 보훈처는 사업비가 500억원 미만이 돼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시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투자심사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당장 속도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훈처는 내년도 예산에 사업 재추진 관련 용역비를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시 사업도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효창공원 일대 도시재생 사업도 보류 상태다. 시는 100년 공원 조성 사업과 연계해 효창공원 일대 20만㎡를 '중심지형 도시재생지역'(역사문화 특화형)으로 선정하고 개발계획을 마련 중이었다.
시 관계자는 "보훈처도 사업 추진 의지는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 추경이나 내후년 예산에 반영되면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효창공원 일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적극 협의해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구는 효창공원 재생사업에 포함됐던 주민 숙원인 '효창공원 주변 걷고 싶은 거리 조성'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에 공사비 등 예산 50억원을 편성해 공원에 둘레길을 만들 예정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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