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42억원 등 112억원 증액…면세유·사료·논타작물 등 지원
단식농성 중단한 오은미 도의원 "전북도 대화할 의지 없어 보여"
"전북도는 농민을 외면하지 마라" |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나보배 기자 = 전북도가 9일 농가경영 안정 명목으로 편성한 수정예산안에 대해 농민단체들이 "농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가을부터 집회를 이어온 농민들은 이번 예산안이 기존에 지원했던 사업예산을 소폭 늘리는 데 그쳤다며 분노 섞인 반응을 드러냈다.
전북도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에 따르면 김관영 도지사는 전날 농가 경영안정을 위한 4개 사업에 112억원을 증액한 수정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에는 면세유 가격안정 사업 지원 비율을 기존 35%에서 55%로 늘리고, 사료 구매 자금 이자를 보전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여기에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때 지원하는 사업 면적을 기존 1천200㏊에서 2천㏊로 확대했으며, 지역 브랜드 쌀 홍보 및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예산 등도 포함했다.
김 지사는 "쌀값 하락과 농자재값·유류비 상승으로 농업인들이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한정된 예산의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마련한 방안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농가의 이해를 당부했다.
"농민 재난지원금 지급하라" |
그러나 지난달부터 도청 앞에서 나락 적재 투쟁을 해온 전농은 "말만 '농도 전북'일 뿐 실질적 지원 대책은 하나도 없다"며 이번 예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정예산안에서 차지하는 도비 비중이 42억원에 그친데다, 농민들이 줄곧 요구해온 농가 재난지원금은 아예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농은 전북도의 쓰고 남은 예산인 세계잉여금이 지난해 기준으로 3천983억원에 달한다며, 농가당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줄 것을 요구해왔다.
이대종 전농 전북도연맹의장은 "기존에 지원했던 사업을 내용만 조금 바꿔서 예산안을 늘렸다고 하면 반길 줄 알았느냐"면서 "우리가 구걸하는 동냥아치도 아니고, 제대로 된 대화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발표해놓고 농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일부터 도의회에서 단식농성을 이어온 오은미 도의원(순창·진보당)도 "이번 예산안으로 전북도가 농민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다"며 "농민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숱하게 얘기했지만, 끝내 바뀌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부로 단식농성을 푸는 것은 아무리 요구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농민들과 함께 다른 투쟁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jaya@yna.co.kr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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