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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단독]‘유우성 보복 기소’ 검사 불기소 이유…재판 전부터 관여했지만 공수처 “재판 3일만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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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결정 전부터

재판부에 증거·의견서 제출

경향신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 우철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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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에 대한 검찰의 ‘보복 기소’ 의혹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사검사는 국민참여재판 결정에 따라 3일간만 재판에 관여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 검사는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열기로 결정하기 전부터 재판부에 증거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적극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복 기소’는 검찰권을 사유화한 중대 사건임에도 공수처의 기소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8일 입수한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김선규)의 불기소이유서를 보면 “피의자 안동완(유씨를 수사하고 기소한 주임검사)이 1심 공판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위 공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수사검사로서 2015년 7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에 한해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 발령에 따른 것임이 확인된다”고 했다.

공수처는 보복 기소와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소시효(7년)가 지났고, 공소유지(재판 수행)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경우 안 검사가 수사검사로서 1심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3일간 참여한 것을 부당한 영항력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이를 근거로 유씨 기소에 이어 공소유지까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죄가 계속됐다는 유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달 25일 안 검사와 함께 이두봉 전 대전고검장(당시 부장검사), 신유철 전 서울서부지검장(당시 차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모두 불기소했다.

경향신문

공수처의 ‘검찰 유우성 보복 기소’ 의혹 사건 불기소이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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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 검사는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 3일뿐 아니라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결정하기 전부터 재판에 적극 관여했다. 안 검사는 2014년 5월9일 유씨를 기소한 이후, 유씨가 5월27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자 첫 공판준비기일 전날인 6월17일 재판부에 ‘배제(불허) 결정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1심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열겠다고 결정한 2015년 5월26일 이전에 안 검사는 재판부에 수차례 증거자료와 의견서를 제출했다. 안 검사는 2014년 7월8일과 8월4일 재판부에 증거자료를, 8월4일과 9월19일 검찰 증인신문 관련 의견서를, 10월15일 증인 신청서와 공판 진행 관련 의견서를, 12월12일 증인 소재 확인불능 수사보고서를, 2015년 2월5일 증인 소재 확인불능 진술서를 제출했다.

안 검사가 1심 재판에 적극 관여했다면 기소뿐 아니라 1심 공소유지에 대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안 검사가 1심 선고에 출석한 2015년 7월15일을 공소시효 기산점으로 본다면, 2022년 7월14일이 공소시효 만료일이 된다. 유씨는 지난해 11월 고소장을 냈다. 그러나 공수처는 올해 3월에서야 입건했고, 지난달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기소했다.

공수처는 안 검사가 공소유지에 관여한 기록을 모두 살펴봤지만, 기소가 아닌 공소유지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날 “검사가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증인신문을 한다고 해서 피고인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법리적 한계가 명확함에도 무리한 기소를 행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검찰의 유씨 ‘보복 기소’ 사건은 대법원이 검사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첫 사례이다. 검찰은 2013년 1월 화교 출신 탈북민인 유씨를 간첩 혐의로 기소했지만 재판에서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이 드러나 무죄가 선고됐다. 사건 담당 검사들은 징계를 받았다. 그러자 검찰은 2014년 5월 과거에 기소유예 처분했던 불법 대북 송금 혐의로 유씨를 별건 기소했다. 항소심은 “(기소에) 어떠한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공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판결을 확정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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