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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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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4년 더 기다려야... "완전 자율주행은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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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026년으로 출시 연기"
가격은 10만달러로 낮아질 듯
벌써 브랜드선호 3위 오르기도
한국일보

애플이 2026년 목표로 개발 중인 '애플카' 예상 이미지. 유튜브 슈퍼카블론디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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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출시만을 손꼽아 온 이들의 기다림이 더 길어지게 됐다.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애플카의 출시를 당초 목표보다 1년 늦은 2026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완전 자율주행 기능 탑재도 사실상 포기하고 반(半) 자율주행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천하의 애플도 '3년 내 완전 자율주행 기능 장착'이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애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내부에서 애플카 개발을 가리키는 '타이탄 프로젝트'가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원래 계획은 운전대와 페달 자체가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 구현이었다. 업계에선 운전자가 주행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0단계(전통적 운전방식)부터 5단계(완전 자율주행)까지 총 6개 단계로 자율주행 수준을 나누는데, 애플카는 최고 수준인 5단계를 목표로 잡고 있었다. 현재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의 주행보조시스템(오토 파일럿)이 2단계다. 5단계 자율 주행은 △운전자가 필요 없고 △탑승자가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가 알아서 움직이며 △어떤 조건에서도 차량 시스템이 운전을 담당한다. 그래서 가속·감속·조향 장치가 아예 불필요하다.

그러나 애플은 현재 기술로는 완전 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애플은 운전대와 페달이 달리고, 고속도로에서만 제한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애플카를 개발하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한다. 바뀐 계획대로라면, 애플카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선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단 주행 중 악천후를 만나거나 도심과 가까워지면 애플카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수동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애플은 기능 축소와 함께 2025년으로 잡았던 출시 일정도 2026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현재는 시제품 제작 직전 단계로, 디자인은 내년까지, 기능 구현은 2024년까지 완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2025년부턴 주행 테스트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목표대로만 문제 없이 진행되면, 2026년 미국 소비자들부터 애플카를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예비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당초 대당 최소 12만 달러로 예상됐던 애플카의 가격은 10만 달러(약 1억3,190억 원) 아래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테슬라의 모델S,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기함) 전기차 EQS와 비슷한 가격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카는 아직 시장에 나오지도 않았지만, 올해 9월 미국 자동차 선호도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하며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마케팅회사 스트래티지 비전이 2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동차 브랜드 선호도에서 애플은 도요타와 혼다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애플 브랜드가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장에선 애플이 자동차 제조 쪽으론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결국 기존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지 않겠느냐는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3월 독일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가 "애플과 합작 사업을 논의했다"고 확인한 전례가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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