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에너지 콘퍼런스 참석한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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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국내 투자자는 테슬라 주식을 4087만달러(약 540억원) 순매수했다. 개별 종목 중 순매수 2위를 기록한 애플의 순매수 규모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시 불거진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상하이 공장 감산 보도 등 테슬라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좋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노동시장 과열 때문에 내년에도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WSJ는 “오는 13∼14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면서도 “13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이 내년 2월에도 연속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연준은 12월 FOMC 회의 후 내놓을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 4.5∼5%에서 4.75%∼5.25%로 한 단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테슬라와 같이 미래 가치를 미리 당겨온 성장주나 기술주 등의 경우 주가에 타격을 입는다.
여기에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중국 시장에서 수요 부진 신호가 나타남에 따라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의 12월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생산량의 20% 정도가 감축될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차이나 대표는 해당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지만, 이날 테슬라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연이은 악재에도 테슬라와 함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이들은 서학개미뿐만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의 시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호의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식에 대한 ‘매수’(Buy) 의견 비율이 60%가량으로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긍정적 전망에도 여전히 찜찜한 구석은 남아있다. 테슬라 차이나 대표가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부인했지만, 감산설이 가짜 뉴스라는 것인지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 가짜 뉴스라는 것인지에 대해선 명확히 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가 중국 내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 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테슬라는 중국 내 판매를 늘리기 위해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최대 9% 인하하는 행사를 벌였다. 그 결과 11월 기준 중국 내 판매는 전달보다 40%, 전년보다 89.7% 증가했다.
가치투자의 대가 피터 린치의 명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그는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The most thing is you can’t get to attached to a stock)”고 경고한 데 이어 “회사 상황이 악화돼 기업 가치가 흔들린다면 언제든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상황이 작별을 고할 정도로 악화했는지는 누구도 알기 어렵다. 하지만 한 번쯤은 내가 ‘사랑’하던 회사라도 되돌아볼 시기일지도 모른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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