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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파업 역대 최장기간 지속되나...‘출구전략’도, ‘물밑접촉’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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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없는 항복” VS “최소한의 약속이라도”

정부는 출구전략도, 물밑접촉도 전혀 고려 안해

오는 9일 넘기면 역대 최장기간 파업 전망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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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지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12일째를 맞았지만 사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않고 있다. 정부는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며 사실상 ‘조건없는 항복’을 요구 중이고,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논의 등 위해 ‘최소한의 약속’은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주 내 양측간 대화나 협상 등 진전이 없을 경우 이번 파업이 2003년 화물연대 2차 파업사태(16일)를 넘어 역대 최장기간 파업으로 남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수상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과 관련 “(화물연대와) 논의했던대로 안전운임제는 3년 일몰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국회에서 빨리 논의해 당·정협의에서 말씀드린 정부안이 처리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핵심 사안인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에 대해선 “단 1개 품목도 확대적용이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풀고 복귀하도록 명분을 마련해주는 이른바 ‘출구전략’ 역시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김 실장은 밝혔다. 그는 “(정부가) 사측도 아니고, 이해당사자들 여럿 중 하나인 화물연대에 대해서 이 부분을 하려면(명분을 만들려면) 일반 국민이든 다른 화주단체든 특별한 고통과 손해를 감내해야하는데 (되겠는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달 24일 파업 돌입 이후 양측이 만난 건 지난달 28일과 30일 두 차례뿐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30일 만남 직후엔 “이런식이면 대화가 무의미하다”며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동, 행정처분 및 사법처리 절차 돌입 등 대응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물연대 파업은 북핵위협과 마찬가지”(4일 관계장관회의) 등의 초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이 화물연대에 ‘조건없는 항복’을 요구하는한 정부 차원에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게 노동계 등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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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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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양측간 대화는 커녕 ‘물밑접촉’ 조차 없는 상태다. 백브리핑에서 김 실장의 정부 대응의 ‘정당성’을 누차 강조했다. 업무개시명령서 문자메시지 송달에 대해 김 실장은 “합법적이라 문제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화물차의 과적운행을 허용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원래부터 과적의 경우에도 (단속 시) 10% 정도까지는 허용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관행적으로 업계에서 40t 중량제한이면 44t까지 싣고 다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시멘트의 경우 화물차주 40%가 노조 가입 중인데 오늘은 평소대비 83%까지 수송량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비조합원 뿐만아니라 조합원도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파업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정부가 내심 기대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화물연대가 정부를 불신하는 문제에 대해 김 실장은 “이미 일몰 연장한다고 누누히 말했다”며 “당정이나 정부, 국무총리도 (연장한다고)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그게 믿음이 안간다고 하는게 (이해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초강경대응에 대해 ‘연대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통해 ILO에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개입을 요청했고, 지난 2일 화물연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건설노조도 연대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 참석자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사회원로와 각계 대표 등은 6일 ‘안전운임제 관련 화물파업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북핵발언을 계기로 파업 연대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며 “정부는 억지와 막말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한 ‘파업 대책’을 내야한다”고 밝혔다.

파업 사태가 조속히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이번 파업이 화물연대 파업으로선 역대 최장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종전까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8월21일부터 9월5일까지 총 16일간 진행된 파업이 화물연대의 최장기 파업이었다. 이번 파업은 오는 9일이 되면 파업 돌입 16일째를 맞게된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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