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3년 전 노쇼 '어시스트'로 보답한 호날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팬들이 3년 만에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를 둘러싼 역설적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노쇼'로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가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워서입니다.

네티즌들은 벌써 벤투호의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의 합성사진을 마련하는 등 비아냥 섞인 감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겼습니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가나에 2-3으로 졌던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 4득점 4실점)가 돼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H조 2위로 각 조 1, 2위가 나서는 16강 무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 경기의 주역은 선제골을 터뜨린 김영권(울산), 극장골의 주인공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지만, 호날두도 만만치 않게 공헌했습니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왼쪽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골문에 앞에 떨어졌습니다.

마침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날린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습니다.

전반 42분에는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의 중거리 슛을 김승규가 쳐낸 것이 마침 호날두 앞으로 흘러나왔습니다.

이에 지체 없이 몸을 날린 호날두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습니다.

그러나 영점을 전혀 맞추지 못했는지 호날두와 문전의 김승규 사이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슈팅은 골대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갔습니다.

마치 수비수가 다급히 위험지역에서 공을 걷어내는 모습과 유사했고, 사실상 전반에만 호날두 덕에 벤투호가 두 골을 번 셈이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등 어시스트'가 없었다면 김영권의 골도 나오기 힘들었고, 다이빙 헤딩슛도 일반적인 공격수라면 넣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기회였습니다.

앞서 호날두는 한국과 악연으로 얽혀 있습니다.

201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친선경기 때 유벤투스 소속으로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호날두가 벤치에 앉은 채 1분도 출전하지 않아 큰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당시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됐고 '호날두 노쇼'까지 발생하자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날강도'와 '호날두'의 합성한 신조어 '날강두'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여론이 악화했습니다.

3년여 만에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팬과 재회한 호날두가 이런 '활약 아닌 활약'으로 벤투호의 16강을 돕는 얄궂은 상황이 펼쳐진 것입니다.

이에 네티즌들 '한반도'와 합친 '한반두'라는 신조어부터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에 '호날두'라는 이름을 새긴 합성사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양면적인 감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호날두는 후반 20분 교체됐고, 이 과정에서 조규성(전북)과 입씨름을 하기도 했습니다.

포르투갈 매체 보도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조규성이 빨리 그라운드에서 나가라고 호날두에게 재촉하자 호날두는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고 맞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규성은 경기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날강두"라고 반쯤 진심 섞인 농담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신용식 기자(dinosik@sbs.co.kr)

▶ SBS 카타르 2022, 다시 뜨겁게!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