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뒤늦게 속죄·우발 범행 등 고려" 무기형→징역 30년
남성 재판 선고(PG) |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만남을 거부한 여성을 쫓아 빈 원룸에 몰래 살다가 갑자기 맞닥뜨린 일면식도 없는 건물주를 무참히 살해한 40대가 무기징역에서 유기징역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3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기간은 20년에서 10년으로 줄이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시설 각 10년간 취업제한 명령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은 어떤 범죄보다 비난 가능성이 크고, 강도치상죄로 처벌받고 누범 기간에 있었음에도 극악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준법의식이 희박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에서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당심에서 뒤늦게나마 속죄 의사를 밝힌 점과 살인 범행은 우발적으로 보이는 점, 교화와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원주시 한 원룸에서 건물주인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수리가 필요해 잠금장치가 풀려 있던 빈 원룸에 몰래 들어가서 살다가 B씨를 맞닥뜨리자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 C씨가 만남을 거부하자 스토킹과 상해, 특수협박, 감금, 성폭행 혐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됐다.
조사 결과 C씨를 스토킹하는 과정에서 C씨의 가족이 B씨의 건물에 산다는 사실을 알고는 빈 원룸에 들어가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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