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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도 태우고, 화물도 나르고…다목적 자율주행차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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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카카오모빌리티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 등을 오가는 자율 주행차 ‘달구벌자율차’를 이용해 여객·물류 이송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자율 주행차 ‘달구벌자율차’.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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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차가 승객과 배달 로봇을 싣고 달린다. 로봇에는 갓 조리한 따끈한 음식이 담겼다. 차가 공원 입구에 멈추자 로봇은 차에서 내려 공원 안으로 쏙 들어간다. 공원 내 벤치에 있는 손님에게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자율주행차는 다시 승객의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이는 내년부터 대구 달성군의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 일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6개 사의 자율주행 서비스다. 올해는 여객운송을 하고, 내년부터는 여객과 화물을 함께 나른다.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의 견고한 장벽이 자율주행 서비스를 계기로 허물어질지 주목된다.

29일 오토노머스에이투지컨소시엄은 여객·물류 통합형 자율주행 서비스 ‘달구벌자율차’를 대구 테크노폴리스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 2차 사업’ 중 하나로 2년간 진행되며, 올해는 대구 테크노폴리스 구간(10.6㎞)에서 사람을, 2023년에는 대구 국가산업단지까지 확장해(총 28.2㎞) 사람과 소형 화물을 함께 나른다.

컨소시엄은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드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서비스 기획 및 플랫폼 담당 카카오모빌리티, 5G 사물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KT,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인프라를 구축하는 현대오토에버, 자율주행 관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한국자동차연구원, 배송 로봇 제작사 뉴빌리티의 6개사로 구성됐다.

달구벌자율차 이용을 원하는 이는 QR코드 스캔 등을 통해 선착순 신청할 수 있으며, 탑승객으로 결정되면 카카오 T 앱에서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KT·현대오토에버 등 6개사 컨소시엄

달구벌자율차는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의 경계를 허무는 첫 사례다. 현재는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은 각각 관할하는 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다르며, 차종도 구분돼 있다. 자동차 1대로 화물과 여객을 모두 나르는 것은 달구벌자율차가 처음이라는 얘기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자율주행차가 여객·화물 통합 서비스를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첫 사례”라며 “대구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는 대중교통이 부족한 교통 소외지역으로, 여객운송뿐 아니라 음식 배달, 공단의 작은 부품 같은 소화물 배송 수요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올해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카니발 3대, 내년에는 카니발 5대와 소나타 3대로 사람과 소화물을 함께 나른다”라며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공원·아파트 안의 ‘라스트마일’ 배송은 뉴빌리티의 배송 로봇 3대가 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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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차 ‘달구벌자율차’는 QR코드로 이용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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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택시나 승용차로 소형화물을 배송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생활물류서비스사업법상, 돈을 받고 화물을 나를 수 있는 수단은 화물차와 이륜차(오토바이) 두 종류뿐이다. 여기에 드론과 로봇을 추가하는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음식 등 소화물 배송 수요가 늘면서, 여객운송 택시를 물류에 이용하려는 아이디어는 있었다. 미국 뉴욕시와 일본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택시의 음식배달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딜리버리T가 지난 2019년 ‘택시를 이용한 소형화물 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 샌드박스 접수했으나, 2년 만에 최종 부결됐다. 앞서 생활물류법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소화물 운송 수단을 어디까지 정의하느냐로 공청회 등을 열며 치열한 논의를 거쳤으나, 화물운송업계가 강하게 반발해 최종적으로는 화물차·이륜차로 못 박았다.

교통 소외지역 음식 배송 로봇 보내

달구벌자율차는 현재 유상 운송이 아닌 무상 운송이므로, 규제 샌드박스 신청 등을 거칠 필요 없이 국토부 시범 사업으로 시행됐다.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시범 사업이 성과를 내면 법을 바꿔 전국에 적용하지 않더라도 지역별 교통 특성과 운송 수요에 따라 시범 지구를 넓혀갈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완전자율주행(레벨4) 상용화를 국민 일상에 구현하겠다”면서 “민간 자율주행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예산을 더 확보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관련 법 개정도 추진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가 주도하는 순환형 자율주행 관광셔틀 ‘탐라자율차’도 지난 3일부터 제주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공항 도착층에서 자율주행차를 탑승, 제주 해변을 관광한 뒤 다시 자율차로 공항에서 중문단지 내 호텔까지 이동할 수 있다. 탐라자율차 역시 국토부의 2차 모빌리티 서비스 시범사업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투자한 스타트업이고, 라이드플럭스의 2대 주주는 쏘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가 각각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자율주행 대중화에 경쟁하는 구도인 셈이다.

사람과 화물을 동시에 나르는 여객·물류 통합 서비스는 자율주행 운송의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으로도 여겨진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일반 여객이 아닌 심야 청소차 같은 특수 목적차 위주로 기업·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자율주행 사업을 펼쳐 왔다. 이 회사 한지형 대표는 “자율주행은 기술뿐 아니라 비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정도로 사업성을 가지려면 여객과 화물을 통합 운송하는 방향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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