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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기름 언제 동날지 몰라 안절부절”…화물연대·지하철 파업에 자영업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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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농수산물 등 공급 늦어져

“소규모 주유소 저장량 3~4일치…장사 못할 판”

“영업 차질 장기화하면 거래처 끊길 수 있어”

“발주해도 채소·과일 품목 누락되기도”

헤럴드경제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없음’ 문구가 부착돼 있다.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주유소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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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조차 운전기사들이 운송 거부를 하면, 3~4일 이내 주유소를 닫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남 거창군에서 20년째 주유소를 운영하는 박모(57) 씨는 지난주부터 시작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여파를 겪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유소마다 기름을 저장하는 탱크의 용량이 다른데, 소규모 주유소일수록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대형 주유소는 기름을 따로 안 받아도 최대 2주 가까이 버틸 수 있으나, 규모가 작은 주유소는 길어봤자 3~4일 정도”라며 “공급을 더 이상 받지 못하면 장사는 끝난 셈”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29일로 엿새째 접어들면서 휘발유 등 연료를 공급받는 자영업자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농수산물 등 배송이 제때 안돼 피해를 보고 있는 상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하철역을 기점으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오는 30일 예정된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파업으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경남 산청군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도 걱정이 크다. 그는 화물연대에 소속되지 않은 유조차 운전기사를 통해 전날 휘발유를 공급받으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기름을 제때 공급을 받지 못해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자신의 영업장에서 연료를 받는 중소기업들과 거래가 끊길까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씨는 “평소 건설회사 두 곳에서 평균 2000ℓ의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에 휘발유를 제때 판매하지 못하면 신용이 깨져 거래처가 끊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 역시 이번 총파업으로 피해를 보긴 마찬가지다. 서울 서초구에서 청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주말부터 발주를 해도 하루 이틀 늦어지거나 요청한 물량보다 적게 받고 있다”며 “체리와 애플망고를 발주했는데, 평소보다 하루 이틀 늦어 이번주 초에 해당 물품을 판매하지 못했다. 다시 발주를 넣어야 그제서 물품이 들어오고 있어 장사에 차질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단체 급식을 납품하는 B씨도 “400명 정도 단체 급식을 매일 받고 있는데, 식자재 납품이 하루 이틀 늦어지고 있다”며 “파업이 길어져 고기 야채 등 식자재 납품이 늦어지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반찬 가지 수도 줄어들 수 있어 매출에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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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서울 1호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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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예고된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총파업에 대해서는 지하철 이용객뿐 아니라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상인들의 우려도 크다.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호두과자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0·여) 씨는 “우리에게 손님은 곧 지하철 이용객이다. 누가 호두과자를 먹겠다고 굳이 지하철까지 내려가겠느냐”며 “이용객이 줄어들면 당연히 손님도 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하철 2호선 역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60·여) 씨도 “지하철은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손님이 몰려 상시 바쁘다”며 “열차가 적게 오는 만큼 가게를 들르는 손님도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말했다.

지하철이 운송 수단인 택배기사들도 시름이 깊다. 실버퀵지하철택배 관계자는 “하루 수당으로 많아야 5만원 정도 버는데, 지하철 파업이 벌어지면, 그것보다 적게 벌게 될 것”이라며 “버스를 타면서 택배를 배달해도 평소만큼 수입을 올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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