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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되살아난 8년 전 악몽…벤투호 발목 잡은 수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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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 2 대 3 패인 분석

경향신문

그림 같은 헤딩골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8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조규성이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알라이얀 |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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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회 알제리에 허 찔려
결정적 순간에 반복된 실수
조규성 후반 멀티골 터지며
역전 향한 의지 불태웠지만
약체 꼽힌 가나에 일격 당해

수비 불안으로 8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일격을 당했던 것처럼, 카타르에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가나의 벽을 아쉽게 넘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반복된 수비 실수가 한국 축구의 16강 희망에 큰 타격을 안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카타르 도하 인근의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조규성(24·전북)의 멀티골에도 가나에 2-3으로 석패했다.

한국이 꼭 승리가 필요했던 가나전에서 무너진 것은 수비 라인에 드리웠던 부상 그림자가 결정적이었다. 대회 개막 전 햄스트링 부상에서 간신히 회복한 수비수 김진수(30·전북)와 오른쪽 종아리를 다친 김민재(26·나폴리)는 지난 24일 우루과이전(0-0 무)과 달리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아프지 않은 선수는 없다. 모두가 진통제를 먹고 뛴다”는 김진수의 눈부신 부상 투혼이 애석하게도 이날은 통하지 않았다. 그는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로 무장한 가나의 공세를 막느라 발목이 차이고 입술이 터졌다. 김민재 역시 몸을 아끼지 않았지만 평소의 민첩한 반응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세트피스에서 구멍이 뚫렸다. 전반 24분 상대의 프리킥 찬스에서 길게 올라온 볼이 골문에서 흘렀고,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그리고 10분 뒤 왼쪽 측면에서 조르당 아유(크리스털 팰리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공이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의 머리를 거치며 재차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들이었다.

한국이 전반에만 슈팅 6개를 쏟아내고도 유효슈팅 하나 없이 헛심에 그친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아프리카팀이 역대 월드컵 152경기에서 전반에 두 골차 이상으로 앞선 것이 딱 두 번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을 상대한 알제리와 가나였다.

한국이 후반 들어 거센 반격에 나선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교체 투입된 이강인(21·마요르카)이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선봉장이었다. 이강인이 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에게 공을 빼앗아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로 방향만 바꾸면서 만회골을 기록했다. 조규성은 후반 16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살리는 헤더골로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면서 월드컵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그러나 가나전의 고민이었던 수비는 마지막 순간에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후반 23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수비 뒤로 흘렸는데, 이 공이 쿠두스에게 연결돼 결승골을 헌납했다.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거꾸로 역전패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를 투입해 마지막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김진수가 막판 왼쪽 에서 날린 두 차례 슛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알라이얀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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