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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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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군침 머스크, 테슬라폰 나올까… “아마존 실패 답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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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고와 일론 머스크의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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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독자적인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간 소문으로만 돌았던 테슬라폰 ‘모델 파이(Model Pi·π)’가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 CEO가 이런 발언을 하기 전부터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자체적인 스마트폰을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테슬라가 운용하고 있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나온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공개적으로 스마트폰 출시를 언급한 적은 없다. 만약 테슬라가 실제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 테슬라가 애플이나 삼성에 대적할만한 스마트폰을 내놓기 쉽지 않고, 만약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인 성공도와 시장에서의 성공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 테슬라폰, 스타링크 연결에 암호화폐 채굴까지?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 CEO는 구글과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부과하는 15∼30%가량의 인앱결제(앱 내 결제) 수수료와 관련해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iOS와 안드로이드의 독과점으로 인해 앱스토어 비용이 너무 높게 책정된 상태다”라며 “인터넷상에 숨어있는 30%의 세금이다”라고 했다. 한 인플루언서가 “만약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퇴출한다면, 머스크는 자체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한다”는 글을 올리자 머스크 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각) “그렇게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대안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했다.

머스크 CEO가 스마트폰을 만들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그간 회자됐던 테슬라폰 모델 파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테슬라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모델 파이는 지난해 말 한 디자인 전문 업체가 렌더링 사진과 유튜브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언급되기 시작했다. 모델 파이로 테슬라 차량 제어를 하는 것은 물론 초음파 지문 스캐너, 태양열 충전 기능 등이 탑재된다는 것이다. 스타링크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고, 암호화폐 채굴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능이나 제조, 공급망은 이미 테슬라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범위 내에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새로운 제품이 나와서 아이폰이나 갤럭시폰과 비등하게 경쟁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나 삼성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10년 넘게 꾸준히 제품을 내놓으며 진화해 왔다”며 “이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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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폰 모델 파이 렌더링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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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3D 기능 탑재한 스마트폰 결국 실패

기능이 뛰어난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해서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은 아마존의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부터 극비리에 스마트폰 개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4년에 직접 개발한 ‘파이어폰(Fire Phone)’이 나왔는데, 판매 부진 때문에 채 1년도 안돼 사업을 접었다. 스마트폰 사업은 아마존 적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 해 아마존은 “파이어폰 때문에 1억7000만달러 수준의 손실을 냈다”며 “파이어폰의 재고를 돈으로 환산하면 8300만달러 수준인데 재고 소진이 어렵다”라고 밝혔다.

당시 아마존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에 접근하기 쉽게 자체 스마트폰을 개발했다. 최종 고객과의 접점을 애플이 아닌 아마존이 갖겠다는 목표였다. 아마존은 그 당시 이미 전자책인 킨들 시리즈도 있었던 상황이어서, 스마트폰 개발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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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데 라 베가(왼쪽) AT&T 최고경영자(CEO)가 파이어폰 출시 행사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게 선물받은 파이어폰을 들어올리고 있다./조선DB



파이어폰이 실제로 출시됐을 때 파이어폰에 탑재된 기술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예컨대 모션 추적 카메라 4대를 이용해 얼굴 위치를 판단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디스플레이에 비추는 영상을 바꾸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파이어플라이’라는 검색 버튼을 통해 글자는 물론 음악, 사진, 영상 속의 물건을 인식해 이를 아마존에서 곧바로 구입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기능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스마트폰 개발에 지나친 의욕을 가지면서 계획했던 것과 달리 고성능 스마트폰이 개발됐는데, 가격이 비쌌다. 당시 파이어폰은 32GB 모델 649달러, 64GB 749달러였다. 그 해 출시된 아이폰6 가격은 16GB 모델 199달러, 64GB 299달러, 128GB 399달러였다. 결국 출시 1년도 안돼서 아마존은 파이어폰 사업을 접었고 판매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폰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해지는 암호화폐 채굴 기능처럼 막대한 전력과 성능을 요구하는 기능이 실제로 구현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이 매우 비싼 가격으로 책정될 것이다”라며 “이 기능을 사용하겠다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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