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대학까지 퍼진 中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
26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신장 우루무치 화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2022.11.26/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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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거의 3년에 걸친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국 곳곳에서 이제 막 집권 3기를 연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상황은 점점 엄중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로이터·AFP통신,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일본 NHK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24일부터 신장 우루무치를 시작으로 중국 수도 베이징, 상하이, 난징, 우한, 후베이성, 광저우 등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를 촉발한 것은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당시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문제는 화재 인명피해가 커진 것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으로 외출이 금지되면서 아파트에 수많은 차량이 주차돼 있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파트 앞에 봉쇄 정책에 따라 도로에 철제 구조물들을 치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우루무치시 당국은 25일 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지역이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이어서 당시 아파트는 봉쇄되지 않았고 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의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한번 폭발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우루무치 거리에서 군중은 "봉쇄 해제"를 외치면서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27일 베이징의 칭화대학교 학생들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2022.11.2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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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거주하는 베이징에서도 시위대가 등장했다. 지난 27일 저녁 베이징과 상하이 등 지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NHK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중심부 광장에 수백 명이 모였다. 이들은 당국에 언론이 봉쇄된 것을 항의하는 흰색 종이를 내걸고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라거나 "우리는 PCR검사가 필요 없다", "식사가 필요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은 NHK에 "코로나19가 확산한지 2년이 넘었고, 바이러스도 이전보다 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부는 여전히 바이러스의 독성이 독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감염 대책을 그만두고 과학적 관점에서 입각한 대책을 요구한다"고 했다.
NHK는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에서 당과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 활동이 벌어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AFP통신은 이날 베이징 량마강둑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며 이들은 작은 임시 제단을 만들어 "11월24일 우루무치 화재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위해"라는 글을 썼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린 모두 신장 사람이다. 인민 만세"라고 외쳤다. 시위에 참여한 20대 여성은 "우린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고,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했다.
AFP는 시위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지만 주변 도로에서는 최소 십여 대 이상의 경찰차가 서 있었다. 결국 밤 10시가 넘자 경찰 100여명은 해산을 시도하며 시위대를 향했고, 상당수는 떠난 뒤 약 100여명 만 남아 경찰과 대치했다. 이후 모두 해산했다.
시 주석이 졸업한 중국 베이징에 있는 칭화대에서도 학생 수백명이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칭화대 한 재학생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7일 오전 11시30분에 학생들이 매점 입구에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동참했다. 지금은 200~300명 정도가 모였다"면서 "우리는 국가(國歌)를 불렀고 '자유가 승리할 것이다'라고 외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학생들은 AFP에 칭화대의 쯔징위안 매점 외부 안뜰에 모여 검열에 항의하는 백지를 들고 있는 사진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핵산 검사 없이 우리는 음식을 원한다"나 "봉쇄 반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를 외친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으로도 퍼진 동영상에서는 같은 장소에 모인 학생들이 연사 주변에 모여 "이건 정상적인 삶이 아니다. 우리 삶은 예전과 다르다"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또다른 영상에서는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상하이 우루무치 중루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2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루무치의 봉쇄를 해제하라, 신장의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다. 또 "중국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라는 구호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시 경찰은 100여명이 동원 돼 시위대를 막았고, 최루탄까지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광저우시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젊은이들로 공원에 모여 "봉쇄는 필요 없다. 자유를 원한다"라고 외쳤다. 또 이들 역시 경찰에게 둘러싸여 꼼짝할 수 없는 모습이 SNS 등 통해 알려졌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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