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美 주식, 낮에 거래하고 공모주 청약도… 증권사 해외주식 서비스 경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대행하거나 현지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는 시간에 거래를 주선하는 등 새로운 해외주식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투자자 발길을 돌리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과 NH투자증권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공모주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동안에는 미국 공모주에 직접 투자할 방법이 없었는데, 두 증권사의 계좌가 있으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청약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선비즈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 내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출시했고, NH투자증권은 이달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현지 중개회사인 클릭IPO와 제휴를 맺었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 예정인 기업공개 공모주 중 현지 중개회사가 참여하는 물량만 청약받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5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는 클리어마인드메디슨(Clearmind Medicine Inc)의 공모주 청약을 대행했다.

국내 공모주와 비교하면 정보 접근이 어려워 아직 이용자 수는 많지 않다. 유안타증권이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처음 출시했을 당시 금융 당국이 해당 서비스를 청약 권유라고 지적해 서비스를 잠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자본시장법상 청약 권유로 해석되면,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등을 금융당국에 모두 제출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도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아직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주식시장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 미국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이후부터는 대다수 증권사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나라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과 한국 시차에 따라 밤 시간에 주식을 매매했다. 그런데 삼성증권이 처음 미국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과 독점 계약을 맺고 우리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연중무휴로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삼성증권이 블루오션과 1년 독점 계약을 맺은 상태라 아직 다른 증권사는 해당 서비스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독점 계약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관련 서비스가 늘어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내년 2월, 삼성증권의 독점 계약이 만료되는 것을 대비해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우회 계약을 맺고 같은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해외 주식 투자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만 있다면, 미국 정규 시장이 열리지 않는 시간에도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 2월 삼성증권과 독점 계약 만료되면 다수 증권사가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서학개미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많지 않아 우선 국내 증권사들이 진출해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주식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기존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실적에서도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기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3분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이상 급증했다. 키움증권 역시 11% 증가한 326억원을 해외주식 수수료로 벌었다. NH투자증권도 211억원을, KB증권도 141억원을 기록했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