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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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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술꾼도시처녀들' 작가 "애주가인 제 모습, 세 캐릭터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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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원작 웹툰 그린 미깡 작가

"술을 즐기지만 제어할 수 있는 술꾼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예전 미디어에서는 술 마시는 여자들의 모습이 대부분 실연을 당했거나 사연 있는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서 나왔잖아요. 하지만 제 주변을 보면 술이 맛있어서 즐겁게 먹는 경우가 더 많은데, 왜 우리 같은 '술꾼' 이야기는 없을까 해서 그리기 시작했죠."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그린 미깡 작가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2013년 처음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술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담긴 이 작품은 2014∼2017년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술꾼도시여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도 만들어졌다.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다음 달 드라마 시즌 2도 나올 예정이다. 술과 술자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은 셈이다.

귤의 일본식 표현인 '미깡'이 필명인 작가는 이날 인터뷰 때 귤 형상의 탈을 쓰고서 사진 촬영에 응할 정도로 개성있는 매력을 뽐냈다.

연합뉴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미깡 작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그린 미깡 작가가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인터뷰에 앞서 귤 모양 탈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귤 모양 탈은 필명인 미깡(귤의 일본식 표현)을 형상화한 것이다. mjkang@yna.co.kr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은 꾸미·리우·정뚱 세 명의 여성이다.

작가는 "제 성격을 조금씩 나눠 넣었다"며 "까불고 일희일비하고 주사도 좀 부리는 모습은 꾸미에게, 술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리우, 현실적인 이야기도 하고 시니컬한 면은 정뚱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작중 에피소드가 워낙 생생해 모두 실화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제 얘기를 그대로 하면 사실 저 말고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며 "보편적인 이야기를 재밌게 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 제목에 대해 "블로그에서 본 표현을 허락을 맡고 쓰게 됐는데 '술꾼', '도시', '처녀'라는 단어들이 불협화음 같은 매력이 있고 조합이 신선해서 좋았다"고 했다.

특히 '술꾼'이라는 단어는 버릴 수 없었다는 작가는 "술을 애정하고 갈망하지만, 제어는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담겼다고 풀이했다.

이 작품은 특히 술과 안주를 아낌없이 즐기는 30대의 모습이 주로 담겨 있다.

20대와 30대, 40대의 술은 그에게 얼마나 다를까.

"20대 때는 술과 싸운 것 같고 30대가 되어서는 술맛도 알고 즐겁게 마실 수 있었죠. 40대는 앞으로 어떻게 오래오래 술을 마실 수 있을까 궁리하면서 나에게 맞는 술의 양, 패턴을 만들어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작가는 "술에 대해 특별한 철학은 없지만 '맛있는 술 적당히 오래오래 즐기자'는 생각은 있다"며 "최근에는 술을 마시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었다.

연합뉴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그린 미깡 작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그린 미깡 작가가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인터뷰에 앞서 귤 모양 탈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귤 모양 탈은 필명인 미깡(귤의 일본식 표현)을 형상화한 것이다. mjkang@yna.co.kr


'술꾼도시처녀들'은 처음 연재된 시점부터 10년 가까이 흘렀다. 이번에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완전판을 내면서 낡은 표현들도 갈아냈다.

그는 "당시에는 용납됐지만, 이제는 안 쓰는 표현을 손봤다"며 "예를 들면 '앉은뱅이술'이라는 말도 이제는 앉은뱅이라는 말을 지양하면서 빼버렸고, 당시 유행어나 이슈가 반영된 내용도 몇 년이 지난 지금 보니 이해가 안 돼서 정리했다"고 말했다.

'술꾼도시처녀들'의 후속 시리즈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술꾼도시중년들', '술꾼도시노년들'을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술꾼도시처녀들을 그린 뒤) 10년 후에는 '술꾼도시중년들'을 내려고 했는데 10년쯤 지나 보니 아직 중년이라기엔 젊은 것 같다. 앞으로 10년 뒤에 쓸 수 있지 않을까"라고 후일을 기약했다.

차기작은 '술꾼도시처녀들'의 후속보다는 '하면 좋습니까?', '거짓말들' 등과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작가는 "저는 영화를 봐도 SF나 판타지는 잘 안 보게 된다"며 "현실 기반의 리얼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아마도 계속 현실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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