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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트위터 ‘대사면’…가짜·혐오 콘텐츠 범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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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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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혐오 표현 등의 이유로 사용이 중지된 트위터 계정들에 대한 ‘대사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4일 사용이 중지됐던 계정들에 대한 대사면을 다음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실시한 대사면 찬반 의견 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많았다며 “백성의 소리는 신의 소리”(Vox Populi, Vox Dei)라는 라틴어 경구를 인용했다. 그는 ‘법을 위반한 계정이나 스팸 계정이 아니라면 대사면해야 하는가’를 묻는 트위터 투표에 316만2112명이 참여해 72.4%가 찬성했다고 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1월6일 의사당 난동 사태를 사주했다는 비난과 함께 정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지난 19일 복구시킨 데 이은 것이다. 머스크는 심각한 여성 비하 콘텐츠를 올리다 2017년에 계정 정지를 당한 전직 킥복서 앤드루 테이트의 계정도 되살렸다. 유대인 살해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달 이용 정지를 당한 힙합 스타 ‘예’(과거 이름 카녜이 웨스트)의 계정도 이때 함께 복구시켜줬다.

머스크는 10년 전 학생과 교사 26명이 숨진 샌디훅초등학교 총기 난사는 총기 규제를 위해 배우들을 동원해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을 편 알렉스 존스 같은 경우 대사면에서 예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음모론자인 존스가 매체를 운영하며 숨진 어린이들을 이용해 돈벌이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존스는 최근 유족 등이 낸 손배해상 소송에서 1조원 이상의 배상금을 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트위터가 사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자체 정화 대상이 아니라는 식의 접근법을 취하면, 가짜 뉴스와 혐오 콘텐츠의 범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다른 주요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가짜·혐오 콘텐츠에 대한 필터링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단체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는 이번 조처로 문제가 많은 콘텐츠의 ‘슈퍼 전파자’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며 광고주들에게 트위터와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가짜 뉴스 감시 활동을 하는 ‘미디어 매터스’도 트위터가 “과격화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가 새로운 콘텐츠 관리 위원회 소집 때까지는 정지 계정들을 복원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논란도 있다. 그는 인권단체들이 광고주들에게 트위터에 돈을 쓰지 말라고 해 약속을 먼저 어겼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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