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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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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픽!] 화려한 의상 아래 내면의 상처를 감추는 드랙퀸…'오! 나의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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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가수 드랙퀸을 뮤즈로 삼은 의상학도…성소수자와 패션 엮은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로댕의 카미유, 단테의 베아트리체, 존 레넌의 오노 요코. 모두 당대의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뮤즈들이다.

연합뉴스

웹툰 '오! 나의 퀸'
[작가 SNS 갈무리]


웹툰 '오! 나의 퀸'은 여장한 채 무대에서 공연하는 드랙퀸을 뮤즈로 삼은 패션 디자인 아카데미 학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인 김솔은 패션 디자이너 전문학교인 오드 아카데미의 졸업 학년이다. 봉제 기술은 뛰어나지만, 디자인 방향성과 열정이 부족하다는 교수의 지적에 괴로워하다가 우연히 이태원에서 드랙 무대를 보게 된다.

당당하고 생기 넘치는 드랙퀸 릴리의 무대에 매료된 김솔은 릴리에게 무대의상을 만들어주는 대신 자신의 졸업작품 패션쇼에 서달라는 부탁을 한다.

뮤즈를 만난 김솔의 디자인은 점점 생명력을 얻지만, 졸업패션쇼 런웨이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학교 소유의 원단으로 드랙퀸 옷을 만들다가 징계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릴리의 전 애인 때문에 학교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옷이 망가지는 사고도 벌어진다.

김솔과 릴리의 관계 역시 끊임없이 삐거덕댄다.

릴리는 주중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주말이면 드랙쇼 무대에 선다. 동성애자이자 드랙퀸인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도 버리지도 못해 번민하는 인물이다.

얼굴에 큰 흉터가 있는 릴리는 평소에도 이를 화장으로 가리고 다니는데 이는 늘 정체성과 상처를 감추고 살아가는 그의 삶과도 겹쳐 보인다.

어쩌면 릴리가 드랙쇼 무대에서 화려한 의상과 가발, 과장된 화장으로 자신을 꾸미는 것도 내면의 상처가 깊기 때문일지 모른다.

반면 김솔은 릴리의 화려한 모습과 생동감에 영감을 받아 옷을 디자인하면서도, 선뜻 그 아래 민낯과 상처까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연합뉴스

웹툰 '오! 나의 퀸'
[카카오웹툰 갈무리]


그동안 웹툰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드랙퀸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이 이 작품의 큰 특징이다.

드랙퀸의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물론, 무대 아래에서 민낯으로 식사하고 수다를 떠는 모습, 평소에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나 요리사로 일하는 모습도 함께 담았다.

또 성 소수자 속에서도 늘 환영받지는 못해 이방인 속의 이방인 같은 기분을 안고 사는 드랙퀸의 고민도 드러냈다.

성 소수자 이야기를 패션과 함께 풀어가면서 무게감을 다소 덜어냈다. 김솔이 선보이는 실험적인 패션과 이를 소화해내는 릴리의 카리스마가 보는 맛을 더한다.

예술가가 단순히 뮤즈를 창작의 영감을 얻는 데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뮤즈의 내면을 진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던진다.

이 웹툰은 카카오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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