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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거물' 성범죄 어떻게 드러났나…영화 '그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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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자의 '와인스타인 성폭력' 추적기

연합뉴스

영화 '그녀가 말했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2017년 미국에서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둘러싼 성범죄 의혹이 폭로됐다. 피해자들은 그의 영화사 미라맥스 직원부터 스크린을 통해 사랑받아온 유명 여배우까지 다양했다.

수십 년 만에 수면 위로 드러난 할리우드 거물의 성범죄에 세계는 경악했다. 미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가해자의 권력에 숨죽여 지내온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투(#Me Too) 운동의 시작이었다.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파헤친 미국 뉴욕타임스(NYT) 탐사보도 팀의 두 기자 메건 투히(캐리 멀리건 분), 조디 캔터(조 카잔)의 집요한 진실 추적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현장 기자들이 취재원을 만나 수첩을 채워나가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기사를 완성해가듯 영화는 두 기자의 취재·보도 과정을 밀도감 있게 구성해낸다.

권력형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누군 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두 기자는 마치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듯 꼼꼼하고 세밀한 취재 과정을 밟아나간다.

만나는 이들이 인터뷰를 거절하고, 가해자 측의 고소 협박이 들어오며 취재를 더는 진행하기 곤란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만, 집념과 용기를 버리지 않은 두 기자는 결국 수면 위로 진실을 드러내게 된다.

연합뉴스

영화 '그녀가 말했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영화는 2016년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받은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파헤친 보스턴글로브의 탐사보도팀 이야기다. 두 영화 속 기자들은 다른 사건의 진실을 폭로했지만,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언론의 본령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동명의 취재기를 원작으로 삼았다. 메건 투히와 조디 캔터는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밝혀내고자 3년간 관련 문건을 취재하고, 수백 명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두 기자는 와인스타인 성범죄 폭로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제작진은 거물의 추악한 성범죄를 쫓는 취재 과정을 영화에 담아내면서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가해자 와인스타인을 스크린에 등장시키지 않으며, 여성에 대한 신체적 공격을 묘사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에는 가해자나 성범죄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공간적 위압감과 음향 효과 등이 피해자가 겪었을 당시 끔찍한 상황을 짐작게 한다.

영화에는 와인스타인 성폭력을 제보한 할리우드 여배우 애슐리 쥬드가 직접 출연해 극 중 피해 여배우로서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30일 개봉. 128분. 15세 관람가.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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