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또 한 번의 놀라운 결과"…'할 수 있다는 의지' 나눈 3팀
'12년 전 2골' 수아레스, 슈팅 0개…아시아, 'WC 잔혹사' 끊을까
결의 다지는 벤투호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의 무승부는 이번 월드컵 초반에 나온 또 하나의 놀라운 결과였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이렇게 평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끝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는 못했다.
AP는 이어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첫 경기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라고 써 이번 무승부가 사실상 아시아의 '세 번째 선전'임을 알렸다.
이날 이겼다면 1930년에 시작한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3개 국가가 1차전에서 승리하는 새 이정표가 설 뻔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은 각각 '최상 전력'의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월드컵 첫 경기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들처럼 짜릿한 승리는 거두지는 못 했지만, 벤투호도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팽팽히 맞서며 아시아 축구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에 볼 점유율을 내준데다 중원에서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면서 우루과이의 화려한 공격진도 편히 패스를 공급받지 못했다.
거친 수비 당하는 손흥민과 조규성 |
우루과이의 디에고 알론소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이 굉장히 잘해서 공을 빼앗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폴란드에 2-0으로 승리한 게, 아시아 국가의 월드컵 본선 1차전 첫 승리였다.
20년이 지난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 국가는 힘겹게 출발했다.
개최국 카타르가 에콰도르에 0-2, 이란이 잉글랜드에 2-6으로 잇달아 무릎을 꿇으면서 아시아의 한계를 다시 확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열광하는 사이 일본도 독일을 몰아치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상을 세계에 자랑했다.
일본의 주장 요시다 마야(샬케)는 개막 전 독일 매체와 인터뷰에서 '카잔의 기적'을 언급하며 한국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머리 움켜쥔 메시 |
2018 러시아 대회에서 독일이 한국에 0-2로 완패했던 게 아시아 국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았다.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는 독일전 승리 후 "한국도 뭔가 특별한 일을 낼 능력이 있다"며 받은 자신감을 곱절로 돌려줬다.
격려를 받은 한국도 FIFA 랭킹 14위 강호 우루과이와 비등한 경기를 펼치며 더는 간극이 없음을 증명했다.
이날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등 우루과이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민재(나폴리)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의 선전에 자극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내가 아사노' |
이런 '자신감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사이 2패(카타르, 이란)였던 아시아 국가의 전적이 2승 1무 2패로, 5할 승률이 맞춰졌다.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가 '월드컵 잔혹사'를 끊어낼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에 월드컵은 '남의 잔치'와 다름 없었다.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우승을 노리는 사이 아시아 팀은 조별리그를 뚫는 것도 버거웠다.
그나마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을 밟은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게 전부다.
북한이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당시 본선에는 16팀만 겨뤘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한 차례(1994년), 일본이 세 차례(2002년, 2010년, 2018년) 16강을 밟았지만,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아시아 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2002년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쓴 우리나라도 2010 남아공 대회에서야 처음으로 원정 16강을 이뤘다.
당시 부푼 꿈을 안고 펼친 16강에서는 우루과이의 수아레스에게 2골을 허용하며 고배를 마셨다.
12년 만에 한국과 재회한 수아레스는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와 교체됐다.
수아레스의 벽, 바로 김민재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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