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피해 군정기업과 거래 의혹…쿠데타 후 해외은행 첫 철수
호주 ANZ 은행 |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해외 기업들의 미얀마 철수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얀마 사업을 접는 은행이 처음 나왔다.
24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이 내년 초까지 미얀마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ANZ은행 측은 지난 몇 달간 미얀마의 사업 환경이 매우 복잡해져 신중히 숙고한 끝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커먼웰스뱅크, 웨스트팩, NAB 등과 더불어 호주 4대 은행으로 꼽히는 ANZ는 2015년 미얀마에 진출했다.
이번 철수 결정은 ANZ은행과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미얀마경제공사(MEC) 계열 은행의 거래 의혹을 미얀마 인권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JFM)'가 제기한 뒤 발표됐다. JFM은 ANZ은행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군정 기업과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JFM은 ANZ은행의 철수 결정에 환영을 표하면서 군사정권 체제에서 미얀마를 떠나는 첫 번째 해외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FM은 또한 ANZ의 철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를 따르는 결정이라고도 덧붙였다.
FATF는 지난달 미얀마를 국제 금융 고위험국으로 지정했다. FATF는 고위험국 국가와의 금융 거래는 자금 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등에 연루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강화된 조치를 권고한다.
지난해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을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한 후 미얀마에서는 폭력 사태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사회의 제재와 군부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비판, 군정의 반대 세력 유혈 진압과 비정상적 경제 정책 등으로 외국 기업이 줄줄이 철수를 결정했다.
노르웨이 텔레노르 등 해외 이동통신사들이 연이어 미얀마를 떠났고,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상품중개업체 트라피규라가 운영하는 푸마에너지가 미얀마 사업 매각을 발표했다.
막스&스펜서 등 글로벌 의류브랜드는 미얀마의 노동자 인권 침해를 지적하며 미얀마 하청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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