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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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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면 돌아가실 나이… 정리해야” 인천시의원 ‘고령 노동자 폄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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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한민수 인천시의회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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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천시의원이 학교에서 근무하는 고령의 노동자를 가리켜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한민수(63·남동5) 시의원은 지난 21일 시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한 의원은 당시 인천 공립 초·중·고에서 학교 시설물 청소원으로 일하는 노동자와 관련한 질의 과정에서 81세 노동자를 지칭하면서 “70세 정도면 이해하겠지만,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학교 시설물 청소원 중 1940년생이 있다”며 “올해 만 81세면 경로당도 못 갈 나이인데, 이런 분이 청소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이어 “81세면 교장 선생님이 모시고 있어야지 청소시킬 수 있겠느냐”며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이런 분이 일하다가 돌아가시면 큰일이 나지 않느냐”라며 “만일 돌아가시면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80세 넘는 근무자가 존재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며 “정리해야 하지 않느냐”고 인천시교육청의 조치를 촉구했다.

현재 인천지역 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하는 학교시설물 청소원은 총 602명이며 그중 80대 이상 근로자는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지난 2018년 학교 용역근로자를 교육감 소속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한꺼번에 고령 노동자들을 퇴직시킬 수 없어 연령대별로 유예기간을 뒀으며 80대 이상은 곧 퇴임한다.

한 의원의 해당 발언이 알려진 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논평을 통해 “해당 시의원의 모독적 발언은 윤리와 상식의 선을 넘어섰다”며 “진심 어린 사과와 국민의힘 인천시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시의원의 어르신 폄훼 발언은 어르신들의 숭고한 노력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노인 경시 풍조가 뿌리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인천시의회 사무처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어르신들과 고령 노동자를 모욕하려는 뜻은 아니었다”며 “불편함을 느끼셨을 어르신들과 관련 노동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 의원은 “80세 이상 고령자가 힘든 일을 하는 게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해 이들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발언한 것인데, 질의응답 과정에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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