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해 누워있는데 유가보조금 어떻게? 딱 걸린 택시기사 157명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택시기사 A씨는 교통사고로 입원했다며 보험사로부터 총 1427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입원한 21일 동안 택시기사에게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받은 것이 금융당국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보험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금융감독원이 경찰과 공조수사를 통해 입원 보험금을 받으면서 유가보조금을 받은 택시기사 157명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중 허위입원이 확인된 58명을 보험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고,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을 따로 수사 중이다.

금감원은 입원보험금을 수령하면서 입원기간 중 유가보조금을 부정 사용한 경기남부지역 택시기사에 대해 기획조사 실시하고,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혐의자 157명을 경기남부경찰청에 송부했다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에서 명단을 받은 경찰은 허위입원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가 인정된 택시기사 58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유가보조금 부정 수급 혐의는 별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근 경찰로부터 허위로 입원하면서 입원보험금을 편취하거나, 입원기간 중 유가보조금을 부정 사용하는 택시기사에 대한 수사 공조를 요청받았다. 유가보조금은 운송사업 목적으로 운행한 택시기사 등에게 유류세 일부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교통사고로 입원한 상태에서는 유가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입원상태에서는 택시운행이 불가능해서다. 입원 상태에서 유가보조금을 받았다면 허위 입원(보험사기)이거나 택시영업 이외에 유가보조금을 받은 것(부정수급)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 경찰이 금감원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고, 금감원은 입원 보험금을 수령하면서 입원 기간 중 유가보조금을 사용한 택시기사의 보험금 청구서류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허위입원 또는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혐의자 157명을 추려냈다.

경찰은 금감원의 기획조사를 바탕으로 소환조사 등을 실시하고, 허위입원이 확인된 택시기사 58명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의 의심되는 혐의자에 대해서는 수사를 별도 진행할 계획이다.

혐의가 인정된 택시기사 대부분은 경추의 염좌, 요추의 염좌 등 경미한 부상을 이유로 입원보험금을 받았다. 한 택시기사는 중수골 골절로 31일 동안 입원했다며 보험금을 청구해 총 1313만원 수령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획조사 실시에 앞서 경찰과 수사에 필요한 사항 등을 사전 협의했고, 수사 과정에서도 허위입원 등 혐의 입증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조했다"며 "앞으로도 허위입원 등 보험사기 예방과 적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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