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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주담대 8%시대]③"집 없는 설움에 이자폭탄까지"…세입자·자영업자는 더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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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재계약땐 차주 월 이자 최대 3배 급등…월세가 부담 덜해

내년까지 자영업자 이자 5.2조 가중…대출상환 나선 차주 증가

[편집자주]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급등으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최고 8% 돌파를 눈앞에 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주담대 최고금리는 9%를 넘어 10%에 이를 수 있단 전망도 나와 차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은 주담대 8% 시대를 맞아 앞으로의 대출금리 전망과 차주별 영향,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시장 전망 등을 다각도로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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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다세대·연립주택 밀집 지역의 모습. 2022.6.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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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 취업 후 영등포 인근에서 자취를 시작한 직장인 A씨는 최근 전셋집을 월 65만원 월세로 바꿔 재계약했다. 2년 전 연 2.62% 금리로 1억8000만원을 전세대출 받았을 땐 이자가 월 39만3000원으로 월세(당시 60만원)보다 쌌지만, 최근엔 은행 이자가 월 80만원을 넘고 있어서다. 이사 비용과 새로운 집기 구입 등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사 없이 월 고정비 25만원 증가는 최근 금리 상황에 비춰보면 오히려 괜찮은 조건이라고 A씨는 생각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24일)를 하루 앞둔 가운데, 금리 인상기 전세 세입자와 자영업자가 느끼는 서러움은 더 크다. 월세를 조금이나마 아껴볼까 어렵게 전셋집을 구한 세입자들은 높아진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최근 재계약에 나선 차주들은 2년 전보다 월 이자 비용이 최소 2배 이상 늘었다.

금리 인상으로 약 551만명의 자영업자들은 내년 말까지 연간 대출이자 부담이 5조2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운영자금이 빠듯해도 오히려 대출을 일부 상환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시중은행의 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약 4000억원 줄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신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는 연 5.25~7.877%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2~3%대였던 금리가 3%포인트(p)이상 올랐다. 연 7%대는 지난달 넘어섰는데, 불과 한 달 사이 연 8%대를 목전에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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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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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가 느끼는 이자 상승 폭은 금리 인상 폭보다 더 크다. 예컨대 영등포시장역 인근 한 다세대주택을 2년 전 연 2.62% 금리로 1억8000만원 전세대출을 받았다면, 월 39만3000원의 이자를 내면 됐다. 당시 주변 월세 시세(약 64만원)보다 20만원 이상 쌌다.

하지만 최근 같은 집을 전세로 재계약하려면 이자 부담이 2배 이상 뛴다. 현재 이 다세대주택 전셋값은 1억8500만원으로 올랐는데,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최저 금리인 연 5.25%를 적용하면 월 이자만 80만9374원이다. 연 7.87%를 적용하면 121만3291원까지 뛰어 직전 대비 이자가 3배 이상 오른다.

해당 다세대주택 건물주는 같은 규모의 다른 방을 보증금 500만원에 월 65만원으로 월세를 놓고 있다. 건물주 동의만 있다면 차주는 월세 전환이 이득이다.

기존 전세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신규코픽스(6개월 변동금리) 기준은 전세대출 중 금리가 가장 낮았다. 문제는 이 상품은 6개월마다 금리가 재산정된다는 점인데, 대출시점 이후 신규코픽스 인상치가 한꺼번에 대출 금리에 반영된다.

최근 조정주기를 맞은 차주를 가정하면, 지난해 11월 신규코픽스는 1.29%였다. 지난 15일 발표된 올해 11월 코픽스는 3.98%로 금리는 2.69%p 올랐다. 2억원 대출시 금리 상승에 따라 늘어난 월 이자만 44만8000만원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세자금 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93.5%를 차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물, 보증서 유무에 따라 금리 산출 기준이 달라져 가계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 순으로 높아진다"며 "우대금리가 가산되는 월세 대출을 감안할 때 최근 주택 관련 대출에서 전세대출 차주 부담이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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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거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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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도 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5대 은행이 취급한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평균 연 4.45%로 전년 동기 연 3.37%보다 1.08%p 올랐다.

가계대출 금리보다 인상 폭은 낮지만, 취급 금리구간을 보면 지난해 10월 평균 79.22%의 차주가 4% 미만 금리에서 대출받았던 것에서 올해 10월에는 38.66%로 쪼그라들었다. 최근에는 4~5% 금리 비중이 20.2%, 5~6%가 25.4%, 6~7%가 9.42%에 달한다. 취급금리 구간이 빠르게 고금리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약 5조2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자영업자 가구당 평균 이자 부담액은 연 94만3000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기존 대출을 연장하거나 새롭게 일으키기보다 상환을 결정하는 자영업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4602억원 감소했다. 잔액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정부가 새출발기금, 저금리 대환대출(대환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신청은 목표액의 5% 수준에 그치는 등 정책 금융도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 되지 않고 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경기둔화, 원자재가격 급등, 환율상승 등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며 "특히 금융환경 변화에 취약한 한계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이자 폭탄까지 맞아 큰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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