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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 이행하라"vs 中 "대만문제 개입말라"…국방장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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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캄보디아서 만난 미중 국방장관 [중국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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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22일 만나 대북 제재와 대만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로이터 통신과 중국 국방부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오전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만나 양자 회담을 했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명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할 것을 중국에 요구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연일 계속되는 도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대북제재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핵실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북한에 확실한 입장을 밝힐 의무가 중국에 있다는 점을 시진핑 주석에게 확실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최근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을 만류할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웨이펑허 부장은 "현재 중미 관계가 직면한 국면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중국은 양국의 양군 관계 발전을 중시하지만, 미국은 반드시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고, 중미 관계의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전제한 뒤 "대만은 중국의 대만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이며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대는 조국 통일을 수호할 수 있는 용기, 저력, 자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예전처럼 계속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도 중국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사고 가능성을 키우는 중국 항공기의 위험한 행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달성한 공감대를 실행하고 소통과 접촉을 유지하며 위기관리 통제를 강화하고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또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위기, 남중국해 문제와 국제 및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의 만남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양자회담을 한 지 5개월여만이다.

중국이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과 군사 대화 등을 단절하는 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양국은 군사 교류와 대화가 중단됐다.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회담의 달성한 중요한 공감대를 실현하는 조치로, 양군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단계로 되돌린다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며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전략적 소통이었다"고 말했다.

탄 대변인은 이어 "한동안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끊임없이 왜곡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대만해협의 긴장을 격화시켰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반드시 중국의 단호하고 강력한 반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MM-Plus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과 미국 등 아·태지역 주요 8개국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역내 대표 다자안보협의체다. '조화로운 안보를 위한 연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 형식으로 진행된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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