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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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막 시작될 무렵인 지난 5월, 경기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로 신고가 접수됐다. 포근해진 날씨에 맞지 않은 두껍고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는 ㄱ(16살)양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 교사가 상담하던 중 상처를 발견해 경찰에 전화를 걸었고, 이는 곧바로 공동대응센터로 연결됐다. 이후 학대 의심 부모와 학생의 분리 조처 등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ㄱ양은 4주간 학대아동 쉼터에서 생활하며 심리치료와 상담 등을 받았다. 다만 수원시 아동학대전담 담당자와 경찰관 아동보호전문기관, 병원 등이 참여하는 공동대응센터 사례판단 회의 결과, 아동학대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받은 정황이 없고, 상처도 ㄱ양이 스스로 낸 것이었다.
ㄴ(11)양은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학대아동 쉼터에서 지낸다. 부모가 이혼 뒤 아버지와 생활한 ㄴ양은 아버지의 방임으로 매일 밤낮으로 홀로 지내기 일쑤였다. 공동대응센터 결국 법원으로부터 피해아동보호명령까지 받아 분리 조처하려 했지만, ㄴ양이 쉼터 입소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가끔 찾아오는 어머니만 기다린 ㄴ양을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이 오랜 설득으로 쉼터에 입소할 수 있게 됐다. ㄴ양 사건을 조사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은 “공동대응센터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면서 피해아동을 방임 상황에서 가까스로 분리할 수 있었다”며 “대답도 잘 하지 않고 항상 위축돼 있던 ㄴ양의 모습도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수원지역 월평균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해 95건에서 올해 67건으로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승철 수원시 아동보호팀장은 “공동대응센터에서 선제 대응으로 아동학대 재발 위험을 낮췄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아동들이 정상 등교한 점도 학대의심 신고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공동대응센터는 90여건의 신고에 합동 출동했고, 60회에 달하는 합동 사례 판단회의를 열어 500여건의 사례에 대한 학대 여부를 판단했다. 경찰관, 아동보호 전담요원, 상담원 등이 한 사무실에서 공동 근무하는 방식의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은 전국에서 수원시가 유일하다. 신고 접수와 출동 및 조사, 즉각 분리 등의 조처가 신속하게 이뤄진다. 여기에 민간 의료기관의 참여로 복잡했던 의료비 문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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