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U는 미국의 IRA 시행에 따라 유럽 내 기업 투자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급하는 보조금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 들어가는 보조금 혜택이 북미나 미국산 제품에만 적용되는 바람에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미국에 진출해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 꼬리표를 달아야 한다.
이에 따라 유럽에 위치한 기업들은 벌써부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속속 이전하는 분위기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공장에 설치하려던 전기차 배터리 제조시설과 장비를 미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미국 사업 확장을 발표했고, 철강 업체 아르셀로미탈은 독일에서의 생산량을 줄이고 미국 텍사스 제철소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EU는 유럽 기업들도 IRA에 근거해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협상 중이다. 양측은 지난 4일 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열고 협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협상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에서는 점차 강경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 IRA 전기차 보조금이 시장을 왜곡한다'면서 강력히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미국과 EU가 IRA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미국과 EU는 다음달 5일 워싱턴DC에서 제3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를 통해 IRA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미·EU 무역기술협의회는 양측 간 무역갈등을 풀기 위해 작년 9월 처음 시작됐다.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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