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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국민주' 카카오 떠나는 동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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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성전자에 이어 '국민주' 명성을 얻었던 카카오 소액주주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주가 급락에 실망한 데다 장기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떠나는 동학개미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 소액주주 수는 지난 3분기 202만8620명으로 2분기 204만1314명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191만8337명이던 소액주주 수는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1분기 202만명, 2분기 204만명으로 증가했지만 3분기 들어 줄어든 것이다. 카카오 소액주주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데다 4분기는 물론 내년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3일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1조858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 감소했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 1790억원에 못 미치는 1503억원에 그친 것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카카오 실적 약세가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지난 18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7% 하락한 5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7%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미국 기술주가 하락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0.35% 하락한 것도 카카오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고점 17만3000원과 비교하면 66.65%나 하락한 것이다.

카카오의 핵심 사업 분야인 온라인 쇼핑,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경기 침체에 따라 둔화되고 있는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카카오 전체 매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플랫폼 부문 톡비즈의 3분기 광고형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674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디지털 광고 시장 상황이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 악재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용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톡비즈는 물론 콘텐츠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카카오 실적 기대도 낮춰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가의 추세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실적에 지난 10월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 피해 보상이 반영될 예정인 것도 주가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피해 보상에 따라 카카오의 4분기 실적에 220억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카카오 그룹주인 카카오페이의 소액주주 수도 3분기 말 30만7722명으로 2분기 말인 31만689만명 대비 3000명가량 줄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 한 달간 66% 넘게 올랐지만 연초 이후로 기간을 넓히면 주가는 65.1% 하락했다. 부진을 못 견디고 지난 3분기에 카카오페이를 매도한 투자자는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소액주주 수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3분기 실적 쇼크가 상장사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데다 내년 이후 성장성을 다시 보여주면 언제든 소액주주들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성장 산업을 플랫폼 기업들이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소액주주 수는 작년 말 78만5881명에서 올해 1분기 91만2266명, 2분기 97만3345명, 3분기 109만157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도 작년 말 506만명에서 올해 9월 601만명으로 늘어났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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