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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가상통화(자산) 거래소인 FTX가 자체 발행 코인인 FTT 때문에 파산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국내 거래소의 자체 발행 코인 현황 조사에 나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7일 전체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 자체 발행 코인 취급 현황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자체 발행 코인은 취급할 수 없는데 관련 의혹이 있어 재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제10조의20 제5호)은 가상자산사업자가 본인이나 본인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를 제한하도록 기준을 마련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사는 최근 가상통화거래소인 ‘플랫타익스체인지(플랫타EX)’가 2020년 1월3일 상장한 암호화폐 ‘플랫’이 자체 발행 코인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5대 가상통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은 지난 16일 FIU와의 간담회에서 FTX 사태의 본질을 “경영진이 고객 자산을 부당하게 유용하고, 자체 발행 코인을 악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고객 예치금이 실명 계정 발급 은행에서 엄격히 구분 관리되고, 고객의 가상통화도 주기적으로 실사해 외부에 공표하고 있으며, 거래소 사업자의 자체 통화 발행이 제한되므로 FTX와 같은 사건은 국내에서 발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국내 5대 가상통화 거래소에는 자체 발행 코인이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다른 가상통화거래소 등에 대한 검사는 하지 못했다.
또한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거래된 FTT 현황도 전수 점검하고 있다. 규모는 약 2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5대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FTX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10일 FTT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고팍스, 코인원, 코시 등은 오는 26일 오후 6시에 FTT를 상장 폐지할 예정이다.
당국은 고팍스의 자체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출금 지연 사태와 관련해 ‘코인런’(대량 인출 사태) 발생 가능성도 점검하고 있다. 고파이는 고객이 보유 중인 가상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운용사는 미국의 가상통화 대출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다.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은 최근 FTX 사태로 신규 대출과 환매를 중단했고 고파이 고객 자산도 묶인 상황이다.
FIU는 고팍스와 계좌 발급 은행인 전북은행을 통해 시간 단위로 원화와 코인에 대한 입·출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입·출금과 관련한 이상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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