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전담공무원 고용형태 보니
일반공무원이 87.7%로 대다수
아보전 경험 전문경력관은 전국 4명뿐
전문경력관, 보직변경 없어 전문성도 유리
처우개선 제언도…“경찰처럼 탄력적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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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아동학대 현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사회복지자격증 이상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봐요.”
서울 강남구청 아동학대전담공무원으로 일하는 A씨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팀장급으로 활동한 바 있다. A씨는 “현장에서 적절한 판단이 서지 않아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팀원들 모두 해당 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이러한 어려움은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들에게 중점적으로 제기되는 인력과 전문성 부족 문제는 고용 형태의 변화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 공무원이 아닌 전문경력관 형태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채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일반공무원은 87.7%…전문경력관은 전국에서 4명뿐
시도별 아동학대전담공무원 고용형태 현황. [보건복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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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헤럴드경제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올해 9월 기준 ‘전국 아동학대전담공무원 고용 형태’를 보면 전국 아동학대전담공무원 827명 중 일반공무원은 725명으로, 전체의 87.7%에 달한다. 일반공무원 외로 ▷임기제 공무원 84명(10.2%) ▷전문경력관 4명(0.5%) ▷기타(시간선택제, 한시임기제) 14명(1.7%) 등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경력관으로 고용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전국에서 강남구청이 유일하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으로 일하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격증이 있어도 공무원들이 아동학대와 관련한 경험이 적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반면 전문경력관은 사회복지사 자격증뿐만 아니라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에서 2년 이상의 근무 경력이 조건으로 달린다. 아동학대 현장을 실제 경험한 이들을 뽑는다는 점에서 일반공무원보다 전문성을 겸비한 셈이다.
강남구청 소속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인 B씨도 올해 1월 구청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아보전에서 2년 이상 일한 경력이 있다. B씨는 “온 몸에 멍이나 상처가 난 아동에 대한 조치는 뚜렷한 반면, 학대 정황이 뚜렷하지 않은 아동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를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며 “아보전에서 접해온 학대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조치를 내릴 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경력관은 보직이 변경되지 않는다. 사례 축적을 통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박명숙 상지대 아동복지학 교수는 “전문경력관은 1~2년이 지나도 다른 보직으로 변경되지 않아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전문성을 기를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보전에서도 급여나 근무조건이 맞지 않아 직원들의 퇴사가 잦다. 정부에서 전문경력관 채용을 높인다면 이들에게도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 확충하고 탄력 근무로 전환해야”조직 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결국 근로조건과 처우를 개선해야 나아질 수 있다.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에서 발표한 ‘아동권리기반 아동학대 대응체계 연구 보고서’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근로조건 향상 방안으로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및 행정인력 확충 ▷최소 2년의 근속연수 설정 ▷탄력적 근무 ▷아동학대 종사자 교육 ▷주당직비 및 보조당직비 인상 ▷현장업무와 행정업무의 분리 등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의 저자인 김미숙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연구원은 “아동학대전담공무원들이 사실상 현장과 행정업무를 도맡느라 근무시간을 초과하는 현실”이라며 “인력을 늘리는 동시에 경찰 조직처럼 당직과 비번 등의 근무 체계를 탄력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으로 일하는 일반 공무원들의 경우 지속적인 학대와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대 신고가 들어왔을 때 가정의 상황에 따라 체벌인지, 학대인지 명확히 구분할 기본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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