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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가능한 남자’… 키워드로 보는 세계 최고 갑부 ‘빈 살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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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가능한 남자’… 키워드로 보는 세계 최고 갑부 ‘빈 살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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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세계 최고 갑부’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한국에 왔다. 캄보디아에서 열린 G20 회의 참석 후 예정보다 하루 일찍 한국을 찾은 그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오찬을 갖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만났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양국 정부와 기업간 최대 수십조원에 이르는 각종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2 중동붐’이 예상된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이 환영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빈 살만은 그러나 권력투쟁 과정에서 보인 무자비한 면모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왔다. 빈 살만은 누구인지 키워드로 알아본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한·사우디 회담 및 오찬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한·사우디 회담 및 오찬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왕세자

1985년생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현 사우디 국왕의 6남(셋째 부인의 첫째 아들)이다. 빈 살만은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실제 이름은 무함마드다. 그는 킹 사우드 대학 법학과를 2007년 졸업한 뒤 기업에서 일하다 2009년 당시 리야드 주지사였던 아버지 살만의 보좌관이 된다.

뉴욕타임스 기자 벤 허버드는 저서 ‘모하메드 빈 살만의 권력 상승’에서 “건국 왕의 25번째 아들의 여섯째 아들로서 그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기대할 이유는 거의 없었다”고 썼다.

하지만 빈 살만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아버지가 왕세자에 이어 왕이 되기까지 책사 역할을 하며 큰 기여를 했다. 2015년 즉위한 살만 국왕은 조카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제1왕세자 겸 내무장관으로, 친아들인 빈 살만을 부왕세자 겸 국방부장관으로 임명했다. 2017년 6월 살만 국왕이 빈 나예프를 폐하고 빈 살만을 왕세자로 봉한다고 선포하면서 빈 살만은 32세의 나이에 권력의 2인자가 됐다.

그는 현재 왕세자지만 실질적인 왕이나 다름없다. 지난 6월 국왕이 총리를 겸하는 전례를 깨고 빈 살만이 총리직을 물려받았다. 87세 고령인 살만 국왕은 2019년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빈 살만은 아버지를 대신해 정상 역할을 수행 중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AP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AP연합뉴스


△개혁가

이코노믹 타임스는 빈 살만에 대해 “영국식 억양, 날카로운 양복, 옥스퍼드 학위를 가진 다른 사우디 왕자들과 달리 전통적인 가운과 샌들을 착용하고 친구와 친척들에게 호화로운 사막 캠프에서 구운 양고기 식사를 대접하는 등 국가 베두인족(아랍 유목민) 뿌리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다른 사우디 왕족들보다도 이슬람 율법을 철저히 강조할 것이라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사우디에서 개혁정책을 폈다. 특히 반인권적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여성에게 운전과 스포츠 행사 참석을 허용했으며 공공장소에서 긴 검은 아바야(머리부터 발끝까지 덮는 검은 망토)를 입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여성이 후견인의 동의 없이 여행하는 것도 허용했다.


영화관도 열었고 2019년부터는 해외 가수 콘서트도 허용했다. 방탄소년단, 머라이어 캐리, 저스틴 비버 등 세계 유명 가수들이 사우디에서 공연했다. 내년 1월에는 블랙핑크도 콘서트를 갖는다. 이러한 개혁 개방으로 빈 살만은 젊은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는 미국 CBS, 타임지 등 언론과 인터뷰하며 젊은 개혁성향 지도자 이미지를 자주 어필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네옴시티로 향하는 도로변을 덤프트럭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네옴시티로 향하는 도로변을 덤프트럭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네옴시티

빈 살만은 2016년 ‘비전 2030’이란 이름의 중장기 국가 계획을 발표했다.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를 탈석유·탈탄소 시대에 맞게 전환해 차세대 국가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시, 에너지, 문화, 관광, 주택, 의료 등 여러 부문에서 각종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 중 가장 뜨거운 이슈는 ‘네옴시티’다. 네옴시티는 총 5000억달러(약 670조원)를 들여 서울 44배 면적에 달하는 면적에 초대형 첨단 미래 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네옴시티는 트로예나, 옥사곤, 더 라인 등 3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지난 7월 설계도가 공개된 더 라인은 폭 200m, 길이 170㎞의 선형 도시다. 높이 500m의 빌딩이 170㎞ 거리에 늘어서게 되는 것이다.

네옴시티 홈페이지에는 “더 라인은 도로, 자동차, 배기 가스가 없으며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작동한다. 주민들은 도보로 5분 이내에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으며, 환경은 햇빛, 그늘, 환기가 최적의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해 일년 내내 쾌적한 기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옥사곤은 첨단 산업 단지로 조성되며 산지에 위치하는 트로예나는 각종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생태 관광지로 개발된다. 네옴시티의 공식 예산은 5000억달러이지만 계획대로 세 구역을 완공하는 데는 두배 이상 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들이 네옴시티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건물에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진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건물에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진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권모술수

개혁적인 이미지와 함께 빈 살만은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도 악명 높다.

사촌형 빈 나예프를 반역 혐의로 몰아내고 왕세자가 된 그는 이후 후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사촌 형제들에 대한 숙청을 단행했다. ‘반 부패 운동’을 명목으로 약 200여명의 왕족을 호텔에 가두고 재산을 환수했다. 당시 최고 부자로 알려졌던 ‘사우디의 워런 버핏’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도 1년간 구금돼 있다가 충성맹세 후 석방됐다. 이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은 4000억리얄(약 114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숙청 기간 빈 나예프 전 왕세자의 측근인 만수르 빈 무크린 왕자가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했는데 이 사건도 빈 살만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일었다.

그의 권모술수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살만 국왕은 즉위 후 사우디 왕권 강화를 위해 국내 시아파 성직자들을 처형하고 시아파 정권인 이란, 이란에 우호적인 카타르와 단교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레바논을 압박하기도 했다.

2017년 사드 알하리리 당시 레바논 총리가 사우디 방문 중 협박을 받고 돌연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가 귀국 후 취소한 일에도 빈 살만이 깊게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건은 사우디 내부는 물론 중동 전체의 권력구조를 뒤흔들기 위한 빈 살만 왕세자의 구상 가운데 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이자 워싱턴타임스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이자 워싱턴타임스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인권탄압

빈 살만은 다수의 반인권적 제도를 철폐했으나 동시에 더 많은 자유를 원하는 여성과 반체제 인사를 탄압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이다.

사우디의 반정부 언론인으로 워싱턴타임스의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는 2018년 주 튀르키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잔혹하게 살해됐다. 이에 대해 튀르키예 정부가 비판하자 사우디 왕실은 처음에는 부인했다가 이후 “몸싸움 중 발생한 우발적 살해였으며 왕실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 CIA 등 서방 정보당국은 암살조가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를 받고 카슈끄지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빈 살만은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 남성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의 복합 시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지다=AP연합뉴스

한 남성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의 복합 시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지다=AP연합뉴스


△전 세계 최고 부자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하는 사우디 왕족들은 정부 계약 및 토지 거래를 중개하고 국영 에너지업체 사우디 아람코 등을 설립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사우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또 한번 기회를 맞았다. 빈 살만은 바이든 대통령의 석유 증산 요청에도 감산을 단행하며 글로벌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빈 살만의 재산은 2조달러(약 2700조원)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포브스가 보도한 ‘공식적’ 전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2094억 달러)의 재산보다 9∼10배가량 많은 것이다. 다만 사우디 왕조의 재산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빈 살만의 정확한 재산 규모는 확인되지 않으며, 세계 부자 순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의 ‘미스터 에브리싱’이란 별명을 가진 그는 5억달러짜리 요트와 4억5000만달러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등을 소유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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