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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것 맞아? 맞아!···“고생했어요” 응원 속 수험생들 “이제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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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것 맞아? 맞아!···“고생했어요” 응원 속 수험생들 “이제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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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경기 수원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문재원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경기 수원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문재원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종료(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기준)된 17일 오후 4시48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정문이 열리며 학생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자 “고생했어요”라는 말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홀가분함과 피곤함, 아쉬움 등 여러 감정이 묻어났다.

세 번째 코로나 수능, 문·이과 통합 2년차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가족의 품에 안기거나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시험을 본 소회를 밝혔다. 가족과 친구를 만나서야 긴장을 거두고 미소를 띠는 학생도 보였다.

첫 수능을 치른 최모양(18)은 “이제 새로운 시작같다”고 했다. 구현고 3학년 이예린양(18)도 “아직 얼떨떨하다. 수능이 끝났는데 끝난 것 같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시험장 인근에서 만난 이래연양(18)은 “집에 가서 부모님께 큰절부터 한 번 드릴 것”이라고 했다. 함께 시험을 보고 나온 선혜린양(18)은 “내년에 한 번 더 하겠다고 말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시험장 앞은 시험이 끝나기 30여분 전부터 수험생을 기다리는 가족, 친구들로 붐볐다.

서울 서초고 시험장 앞에서 만난 학부모 장인순씨(45)는 “코로나 때문에 내내 온라인 수업이 많아 아들이 공부를 따라가느라 고생했다”며 “끝나면 맛있는 것 먹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석민씨(50)는 “아들이 나오면 동영상 찍어줘야지”라며 기다리는 내내 휴대폰 카메라를 켜뒀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뤄진 17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 설치된 수능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국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뤄진 17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에 설치된 수능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국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올해 수능은 ‘불수능’으로 불린 지난해보다는 덜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생들의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이번이 첫 수능이라는 고준서군(18)은 “국어는 쉬웠고, 영어는 평소보다 어려웠다”고 했다. 수능 ‘뒷풀이’를 위해 교문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던 송민서군(18)과 강보섭군(18)은 “국어는 작년이 정말 어려웠는데, 이번엔 작년보다 확실히 쉬웠다”고 평했다.

재수생 이정민씨(19)는 “(국어) 문학은 쉬웠고 언어와 매체는 어려웠다”면서 “작년에는 수학 기하가 어려웠는데 이번엔 많이 어렵진 않았고, 영어는 9평이 너무 쉬웠어서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삼수할지도 몰라 수험서를 고이 간직해뒀다”면서 “망할 줄 알고 약속을 안 잡아놨는데 가채점하니 생각보다 잘 봐서 친구와 약속 잡으려던 참이었다”고 했다.


이날 수능이 끝나고 도심 곳곳에는 수험생들이 몰렸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경찰 753명과 협력단체 922명 등 경력 총 1675명을 투입했다. 강남역, 건대입구역, 이태원역, 대학로, 명동 등 19곳에는 10개 경찰서 236명을 집중 배치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오후 6시쯤 건대 번화가를 찾은 수험생 홍성하군(18)은 “친구들과 맛집에서 식사하고 노래방에 가려고 한다. 조만간 부산같은 곳으로 훌쩍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며 웃었다. 류모군(18)은 “이미 수시에 합격해 수능을 볼 필요는 없었지만 다른 친구들 응원도 할 겸 시험을 봤다”며 “대학생이 되기 전에 운전면허를 따놓고 싶다”고 했다.

강남 일대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경찰, 소방, 강남구 관계자 등이 현장 통제에 나섰다.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어머니와 손을 꼭 잡고 있던 김태연군(18)은 “다 어려웠다. 공부 자체가 어렵다”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고생했다”며 아들의 손을 어루만지던 어머니 이희숙씨(54)는 “평소엔 함께 놀러 나오기 쉽지 않은데 수능 덕분에 거의 처음으로 둘이 나들이 나왔다”며 웃었다.


‘수험생 할인’ 문구를 출입문에 내건 매장들도 보였다. 건대 인근 피어싱 매장 점주 A씨는 “수능 당일보다는 주말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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