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 모욕도
공군 측 “해당 업무서 배제, 법에 따라 조치할 것”
공군 측 “해당 업무서 배제, 법에 따라 조치할 것”
공군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가 신병을 교육하면서 성희롱 발언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경향신문 취재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접수된 제보를 종합하면,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인 A상사는 지난 14일 공군 제17전투비행단 신축면회실에서 신병 30여명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했다. 이 자리에서 A상사는 “페미(페미니스트)들 때문에 남자들이 미투 당하게 생겼다. 그걸 예방하는 것이 이 교육”이라며 “연예인 B씨가 미투 당했는데 무죄가 뜬 건 성관계 계약서를 내밀고 거기에 (여자가) 사인을 해서이다. 이게 미투 운동의 폐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를 저질러서 범죄자가 된다기보다는 누군가의 고의적 행동으로 범죄자가 돼버리니 우리는 그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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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육군 30사단 기갑수색대대 장병들이 부대 내 대강당에서 특별인권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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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상사는 특정 여성 연예인을 겨냥해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성폭력 예방교육 자료에 딥페이크 피해 사례가 나오자 “나도 연예인 C씨의 얼굴이 나온 딥페이크 영상을 봤다”며 양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고, “얼굴이 3개였다”A 상사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자가 조심해야 할 세가지 끝은 손끝, 혀끝, XX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했다고 한다.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A상사는 “동성애는 병이다. 나한테 (동성애자를) 데리고 오면 치료시켜줄 수 있다” “고속터미널 3층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동성애자들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거다”라고 말했다.
A상사가 “이태원에 있었던 사람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사망자다. 자기들이 놀러가놓고 뭔 피해냐”는 참사 피해자 모욕성 발언을 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A상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2달에 한번씩 신병들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인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으로 임용되려면 군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위탁해 진행하는 ‘성인지 교육 군 전담 교관 양성과정’ 교육을 받아야 한다.
A상사는 통화에서 “군 양성평등센터(현 성고충예방대응센터)에서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 과정 이수증을 받았다”며 “교본에 있는 그대로 내용을 강의한 것이고 정상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공군 측은 “교육 당시 부적절한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된 지난 15일부터 A상사는 성폭력 예방교육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사안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교관 선발 과정과 교육 운영 전반에 대한 미비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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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han.kr
김세훈 기자 ksh3712@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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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팀 기자 areumlee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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