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봉 금지 조치 후 '후폭풍'…총리실 "관련 조치 재검토"
파키스탄 영화 '조이랜드'(Joyland)의 한 장면.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보수적 이슬람 문화가 강한 파키스탄에서 성소수자를 다룬 자국의 칸영화제 수상작 상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조이랜드'(Joyland)에 대해 최근 영화관 상영 중단 조치를 내렸다.
파키스탄 영화검열위원회는 해당 영화가 비이슬람적이며 매우 불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항의가 접수됐다며 개봉 금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영화는 가부장적 가정 출신의 유부남과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댄서와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퀴어 팜 등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당국의 결정이 알려지자 영화 관계자와 인권 운동가 등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조이랜드'의 감독 사임 사디크는 정부의 결정에 대해 "반헌법적이며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에 출연한 파키스탄 배우 후마윤 사이드도 자신의 트위터에 "'조이랜드'는 우리 국민의, 우리 국민에 의한, 우리 국민을 위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트위터에는 '조이랜드 공개'(#ReleaseJoyland)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글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총리실이 수습에 나섰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보좌관인 살만 수피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조이랜드'의 내용 관련 항의 및 상영금지 조치에 대해 고위급 위원회가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서는 보수적이며 편향된 성 인식이 사회 곳곳을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성별 격차를 지수화한 성 격차 지수(GGI·Gender Gap Index)에서 지난해 156개 나라 가운데 15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차별이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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