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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증시 반등했는데 … 웃지 못하는 동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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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9월 말부터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미와 외국인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매동 현황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인버스 상품을 집중 매집한 개미들은 약 11%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단순 지수형 상품을 사들인 외국인들은 수익을 보고 있다.

코스피가 단기 바닥을 찍은 뒤 반등을 시작한 지난 9월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5개 ETF 종목의 매수 평균단가를 고려한 수익률을 살펴보면 개인은 10.93%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외국인은 2.61%의 수익권이었다.

코스피가 이 기간 16% 반등했음에도 개인이 손실을 보고 있는 건 대부분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계좌에 담았기 때문이다. 개인이 해당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7252억원을 사들였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의 일일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지수가 하락하면 단기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방향이 틀리면 반대로 '음의 복리' 효과에 따라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

실제 개미들의 곱버스 상품 매수 평균단가는 3332원으로 현 주가는 2900원이다. 12.97% 손실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개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인버스' ETF인데 역시 6.38% 손실권이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는 다섯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는데 8.08% 손실이다.

이 밖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를 다수 매집했지만 1% 내외의 손실을 보고 있다.

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코스피200의 일일 수익률을 1배로 추종하는 'KODEX 200' ETF로 289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 평균단가를 고려한 추정 수익률은 5.7%다.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담은 'TIGER TOP10' ETF로 3.27% 수익이 예상된다.

네 번째로 많이 사들인 상품은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토털 리턴(TR) 상품인 'TIGER MSCI Korea TR' ETF로 3.71% 수익권이다. TR 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지수에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복리 효과가 기대돼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TR 종목을 집중 투자하는 매동 현황을 보이고 있다. 다섯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단순 지수형 상품인 'TIGER 200' ETF로 5.23% 수익이다.

한편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론 'KODEX 레버리지' ETF가 눈에 띈다. 가장 많이 팔아치운 건 곱버스 상품이었는데 기관투자자들이 지수 하락보다 상승에 베팅했다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매동 통계는 보이는 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조언이다. 원활한 ETF 거래를 위한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물량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상으론 ETF 매동 현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실제 사들이고 판 것인지,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잡힌 통계인지 구분할 수 없다"며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인 기관투자자들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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