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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사투리로 코로나19 정부 정책 비판 확산”…검열 피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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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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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이를 비판하기 위해 중국 표준어가 아니라 지방 사투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 주민들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광둥어로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7일 광둥성 광저우시 주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우리는 4월에 봉쇄됐고 이번 달에도 다시 문을 닫아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보조금을 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를 향해 “지옥에 가라”, “(정부가) 쓸데없는 말만 지껄이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CNN은 “이런 비판들이 대부분 광둥어로 작성됐다”고 전했다.

CNN은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SNS에 정부에 대한 비판이 올라오면 정부 검열단에 의해 신속하게 삭제된다”면서 “그러나 최근 광저우 등 남부지역 주민들이 올린 정부 비판 내용의 게시글은 광둥어로 작성된 탓에 며칠간 그대로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대부분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를 사용하지만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 등에서는 여전히 수 천만 명이 광둥어를 사용하고 있다. 광둥어는 푸퉁화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중국 일반 사람들은 광둥어를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 CNN은 “푸퉁화로 작성됐다면 삭제됐을 법한 내용들이 광둥어로 작성되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국 당국의 검열 프로그램의 자동 검색에서도 광둥어로 작성된 글을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에서는 당국의 주의를 끌지 않고 정부 비판을 하는 수단으로 광둥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2019년 홍콩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본토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광둥어로 된 시위 슬로건을 사용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거의 7개월 만에 1만명대로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11일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등 방역대책을 일부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내외에서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중국 당국은 정책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전체를 무차별 봉쇄하지는 않고 있다. 확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1개 동만 봉쇄하는 방식으로 ‘정밀 방역’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의 격리 기간도 기존 7일에서 5일로 이틀 단축했고, 비행기 탑승 전 48시간 이내 2차례 핵산검사 음성 증명을 받도록 하던 것을 한 번으로 줄였다. 이외에도 밀접접촉자의 밀접접촉자(2차 접촉자)를 찾아내 모두 격리 시키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고, 감염 위험 지역 분류를 ‘높음, 중간, 낮음’의 세 가지 범주에서 ‘높음, 낮음’의 2개로 조정해 관리와 통제 인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봉쇄 지역에서 사망 사고가 이어지면서 ‘묻지마 방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면서 “중국공산당 지도부도 형식주의와 관료주의에 반대하고 융통성 없는 천편일률적 방역 지침 적용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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