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민주당 의원 인터뷰
독과점 韓정치, 자정기능도 없어
거대 양당 체제선 ‘약점 잡기’ 뿐
중대선거구제 도입해 정당 다양화
“선거법을 개정하면 ‘정치 품질 경쟁’이 가능하다. 유권자에게 제공하는 정치 서비스에 대해 품질 경쟁을 하지 않으면 정파, 정당은 존속할 수 없다” |
양당 기득권 구조 해체를 꾸준히 주장해온 이상민(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4일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 19명과 함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내 모든 정당 소속 의원들의 동의를 받은 선거법 개정안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개정안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현행 253석에서 127석으로 대폭 줄이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대신 권역별 비례대표를 127명, 전국 비례대표를 46명 선출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한국 정치 상황을 ‘독과점’이라고 규정했다. 이 의원은 “오로지 한국 정치에서만 서비스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TV나 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간 품질 경쟁을 하니까 품질이 좋아졌다”며 “글로벌 시장을 삼성과 LG 두기업이 꽉 잡고 있으면 서비스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자신이 속한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양당에겐 자정기능이 없다. 내가 민주당 소속이지만 민주당은 개과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대 기득권 양당의 폐해로 이 의원은 ‘지역 패권’과 ‘팬덤 정치’를 꼽았다. 이들 정당이 한국 정치 지형을 영남과 호남으로 가르고, 팬덤에 편승 기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거대 양당이 ‘정책 경쟁’ 대신 ‘약점 잡기’에 몰두한다고 이 의원은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으로 서툰 게 있다. 그런 걸 보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우리의 희망의 불꽃이야’, ‘저기가 죽을 쑤면 반사 이익이 우리에게 올거다’ 라고 생각한다. 거꾸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보고 ‘이재명 대표 (수사)도 있으니 좀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로 죽을 쑤는 게 서로의 이득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발의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힘들었다”면서도 “의원 개인의 특권을 내려 놓으라는 이야기는 하는데 정당이 갖고 있는 특권을 내려 놓으라고는 하지 않는다. 제 1, 2 당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대폭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 방안에 대해 “다채로운 사람들, 소수파가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역구를 줄이면 현역 의원들이 반발해 개정 가능성이 적다”며 “하지만 이건 지역구를 없앤 게 아니다. 지역구 의원들의 저항감, 박탈감이 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주 기자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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