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잇딴 부실 의혹제기에도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방패
“가짜뉴스 퍼뜨리는 의원
다음 총선 낙선운동 대상”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방패
“가짜뉴스 퍼뜨리는 의원
다음 총선 낙선운동 대상”
통화하는 김의겸 의원 [사진출처=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정치권의 무분별한 의혹제기가 도를 넘는 모양새다. ‘한 장관의 마약단속이 핼러윈 참사를 초래했다’는 등 제기된 의혹의 대부분은 사실과 다르거나 근거가 부족함에도 국회의원들이 면책 특권에 기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법사위 전체회의 질의를 통해 “(참사 당일 경찰이) 마약 범죄 단속에 집중하느라 참사를 막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한 장관에게 질의했다. 앞서 같은 당 황운하 의원이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 기조가 핼러윈 참사의 배경”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내용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이태원 인근에 배치된 경찰 인력은 총 137명이다. 이중 형사 50명은 마약단속에 투입됐다. 반면 교통관리(26명)·생활안전(9명)·현장관리(4명) 업무를 담당한 인력은 비교적 적었다.
한 장관이 마약수사를 강조하면서 경찰의 마약단속 인력이 안전관리 인력보다 많아졌고, 결국 핼러윈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 김 의원과 황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하지 못한다. 검찰에 대해서도 법무부 장관은 특정한 사건을 지휘할 수 없고, 수사권 조정으로 더이상 검찰이 경찰을 지휘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참사 당일 검찰이 이태원에서 마약단속을 벌인 사실도 없다.
특히 경찰 내부에서 마약을 단속하는 사법경찰과 경비 경찰은 완전히 분리돼 별도로 운용되고 있다. 마약단속 인력이 늘어난다고 다른 인력이 줄어드는 관계가 아닌 것이다.
발언하는 한동훈 장관 [사진출처=연합뉴스] |
한 장관을 향한 민주당의 거친 의혹제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의겸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사위 종합감사를 통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한 장관이 지난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청담동의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의혹도 제보자의 지인으로 알려진 인물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을뿐 사실관계를 입증할 물증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의겸 의원은 지난 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아직도 제가 그 자리에 갔다고 생각하느냐”는 한동훈 장관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근거없는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며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이 있는 데다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도 의혹제기 자체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며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빈번히 퍼뜨리는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 정도가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251조(후보자비방죄)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를 적시해 후보자 등을 비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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